서울 아파트 양극화 뚜렷…6억 이하, 15억 이상 매매 주도

부동산 시장에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거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부동산 시장에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거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와 15억 이상 고가 아파트가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공개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는 총748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거래 신고 건수 2만6263건 대비 28.5% 수준으로, 거래량이 지난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6억원 이하 거래 건수는 2819건으로 전체의 37.6%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30.4%(7988건)였던 것과 비교하면 7.2%p 높아졌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비중은 21.4%(1599건)로 지난해 상반기 27.9%(7335건)보다 6.5%p 낮아졌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6억 초과∼9억원 이하 대상 아파트가 늘었음에도 대출 부담이 적은 6억원 이하 저가 위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20%로 축소되는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23.8%(1782건)로 지난해 25.9%(6806건)보다 줄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해 눈길을 끈다. 15억원 초가 아파트의 올해 거래 비중은 17.2%(1288건)로, 지난해의 15.7%(4134건)보다 소폭 상승했다. 15억원 초과 주택은 담보대출이 안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15억원 이하 주택보다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실거래가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2%(579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1%(307건)를 기록해 2배로 커졌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의 경우 지난 4월 28일 145억원에 직거래된 것으로 신고돼 올해 상반기 최고 거래가 아파트로 기록됐다. 이 아파트의 동일 주택형이 지난해 3월에 115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서 1년 새 30억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거래 절벽 속 초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 속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당분간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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