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TF 중간 발표
“李씨 사망 후 대북통지문 발송
유엔사 관리 판문점 채널 이용
文 ‘구조 난항’ 입장과 배치돼
국민 보호 의무 외면한 것” 비판
7시간 통신 중 ‘월북’ 1번 등장
“靑 관계장관회의 내용이 열쇠”
대통령 기록물 공개 촉구 나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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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24일 “(사건) 당시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자체 조사하고 있는 여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TF 위원장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간 결과 발표 간담회에서 “국방부가 확인해준 가용 대북채널은 유엔사 관리 판문점 채널이다. 실제 9월23일 이씨가 돌아가신 후에 이 채널을 이용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한 사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군사통신선이 없어 실종자 구조에 난항을 겪었다’는 취지의 문 전 대통령 당시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씨가 사망하고 6일 뒤인 9월28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며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은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이 국민 보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국방부는 이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된 22일 오후 3시30분 이후 이씨가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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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는 이씨가 북한군에 붙잡힌 22일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 군이 파악한 정황을 공개하며 문재인정부가 ‘월북몰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월북 단어가 등장한 시점이 북한군에게 발견된 직후가 아닌 2시간이 지난 후였다.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발견된 직후인 오후 3시경 나왔어야 한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했다. TF는 7시간 동안의 북한 통신 보고 내용 중 ‘월북’ 단어는 단 한 번 등장한다고도 밝혔다.
TF 위원인 신원식 의원은 “이런 의문이 나온다. (감청 내용의) ‘월북했다고 합니다’가 이씨가 자기 목소리로 ‘제가 월북했습니다’라고 했거나 북한 초병이 당시 ‘월북한 것 아니냐’ 물으니 ‘예’라고 했던지 두 가지 (경우)인데 저는 후자라고 본다”며 “이씨는 월북이란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TF는 국방부의 청와대 보고 문서를 열람한 결과 ‘입수한 지 40여 시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는 표현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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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이 청와대에 ‘이씨의 월북 가능성이 낮다’고 최초 보고한 내용을 거론하며 이를 ‘월북몰이’의 근거로 들기도 했다. 하 의원은 “22일 합참이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한 최초보고서를 열람했는데, 그 보고서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적혀 있었다”며 “그 이유로는 당시 실종 시간대에 조류 방향이 북에서 남이었고 어선 조업기라서 주변에 어선들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열린 두 차례의 청와대 관계장관대책회의 내용이 진실 규명의 열쇠라며 관련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23일 2회의 청와대 관계장관대책회의를 거치고 난 후, 24일 오전부터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임 정권에서 발생한 사건을 꺼내 들어 진상조사에 나선 여당이 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정치권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TF 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월북몰이 관련해서 직권남용이 있다는 상당한 정황이 발견되고 있고 관련자들의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결국 TF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에 국민의힘 차원에서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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