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참모 김철근 '증거인멸 의혹' 관련 징계 개시 결정
당내 이준석 거취 압박 커질듯…李, 여론전으로 반전 시도
당대표실 들어서는 이준석 |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2일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결정을 2주 뒤로 미뤘다.
윤리위가 당 안팎의 후폭풍을 고려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이 대표를 징계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서 적지 않게 나온다. 지난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표가 정치생명 최대 기로에 봉착한 상황이다.
다음 달 7일 윤리위 회의가 개최되기 전까지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놓고 당내 혼란상은 한층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위는 이날 5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회의 끝에 '참고인'으로 소환했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김 실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사유로 제시했다.
윤리위가 이날 이 대표 징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의 핵심 참모인 김 실장에 대한 징계 개시를 추가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이 대표에 대해서도 궁극적으로는 징계를 집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실장에 대해 "오늘 (회의에) 온 것은 협조하는 차원에서 왔기 때문에 조금 더 심도 있게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징계를 개시했다"며 "아직 의혹이 덜 풀렸다"고 말했다.
질문세례 받는 이양희 |
윤리위는 이 대표에 대해서는 다음 달 7일 추가 회의를 열어 소명을 청취하기로 했다.
김 실장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 개시 상황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리위가 이 대표와 김 실장에 대해 어떤 수위의 징계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성 상납 의혹 제보자 장모 씨를 만나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주며 성 상납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실장의 경우 최대 '제명' 또는 '탈당 권고' 등의 중징계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 경우 이 대표에 대해서도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이를 김 실장에게 직접 지시했는지가 쟁점으로, 이 대표는 "여기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어 윤리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애초 이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윤리위원들 사이에서는 당리당략적 고려 사항을 떠나서 당헌당규상 '원리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지난 주말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입장문을 내고 징계 심의에 단호한 입장을 피력한 게 일례로 꼽힌다.
당대표실 들어서는 이준석 |
윤리위의 징계 결정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차기 당권구도와 맞물려 당 내홍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주자와 일부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력을 높일 수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징계를 막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당장 윤리위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가처분 신청 등에 나설 수 있다. 이 대표 역시 당규 30조 규정상 당 대표 권한을 활용, 최고위를 통해 윤리위 결정을 뒤집고자 시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력 다툼'이라는 비판과 함께 당내 잡음이 커질수록 윤리위의 부담도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윤리위가 경찰 수사 상황과 당 안팎의 여론을 지켜본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결정을 늦추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minary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