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의 주권·관할권 선언 이어 관영매체 지원사격
일각서 '대만해협 유사시 美개입 저지할 명분 축적' 해석
대만해협 통과하는 美 미사일 구축함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대만 해협에 대한 중국의 주권 및 관할권 주장이 점점 강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해협은 중국 내해·영해·접속수역·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구성돼 있다"며 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주장한데 이어 관영매체가 사설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22일자 사설을 통해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영해(12해리)를 제외한 해역을 '국제수역'으로 간주하며 군함을 통과시키는 미국을 직격했다.
사설은 "'국제수역'이나 '국제수로'는 국제법상 개념이 아니며 미국 '해군지휘관 수첩' 등 군사 출판물에서 사용하는 군사 용어일 뿐"이라며 "유엔해양법협약에는 국제수역에 대한 어떠한 관련 규정과 법률 조문도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국제수역, 국제수로, 그리고 미국이 거론하는 '항행자유'는 실은 모두 항행패권의 가림막"이라며 "중국이 대만해협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명확히 하는 것은 미국의 가림막을 뜯어내는 것"이라고 적었다.
사설은 "우리는 외국 선박이 대만해협을 통행할 수 없다고 한 적은 없다"며 "문제는 유엔해양법협약도 항행하는 외국선박과 항공기는 반드시 연안국의 EEZ 내 권리를 존중하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군사정보수집 활동과 공해상에서 상대국 영해 근처에 접근하며 허가받지 않은 방송을 하는 행위는 모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그들은 통과할 때 다른 나라의 주권에 대해 기본적 존중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설은 2020년 이래 미국 군함이 평균 매달 한차례 꼴로 대만해협을 통행했다면서 이는 대만 독립 세력을 고무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며, 중국의 안보를 위해하는 '유해통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이 기다리고 승냥이가 오면 엽총이 기다린다'는 자주 인용되는 말이 있다"며 "대만 해협에서 도발을 하려는 외국 군함은 조심하길 권고한다"고 썼다.
유엔해양법협약 제58조는 협약 제87조에 규정된 공해상에서의 항행·상공비행 자유를 EEZ에서도 향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협약 87조 등은 항행 및 상공비행 자유를 행사하면서 다른 국가의 이익과 권리를 적절히 고려하고, 협약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안국이 채택한 법령을 준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해석이 완전히 엇갈린다.
미국은 EEZ 내 자유로운 통항을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미국 군함이 중국 EEZ를 통과할 경우 중국 법령에 정해진 의무를 미국 측이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서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대만해협 긴장 상황과 맞물려 중국이 대만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부쩍 강조하는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하나의 중국' 주장을 강화하려는 통상적인 행보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무력 통일 시도 상황에서 대만을 돕기 위한 미국 등의 군사적 개입에 맞설 명분을 축적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중국군을 해외파견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군대의 비(非)전쟁 군사행동 요강'에 서명한 것도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대만 관련 유사시를 대비한 국내 법 규정 정비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대만 쪽에서 제기된 바 있다.
중국은 평화적 통일을 추구한다는 입장이나 무력에 의한 통일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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