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사건 발생 직후 '사과·경위설명' 통지문 보내와
전문가 "공식 입장표명이나 관영매체 보도 가능성은 낮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 |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북한은 남측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 지난 16일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이후 19일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이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사건 당시 해양경찰청은 '자진 월북'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1년 9개월 만인 지난 16일 국방부와 해경은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감사원이 다음날 곧바로 국방부와 해경 등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여야가 이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신구권력'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등 파문은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반응 여부가 주목되지만, 해경 수사 결과 발표와 국방부의 유감 표명 이후 사흘째 북한에서는 관련 입장이나 공식 매체의 보도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는 물론이고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에서도 이날까지 남측 정부의 수사 결과 발표 등 관련 소식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사건 당시 2020년 9월 25일 통일전선부 명의로 남측에 보낸 대남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했다"며 김 위원장의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건 경위와 관련해서는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다"며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숨진 공무원을 '침입자'로 지칭하면서 구체적인 신원이나 숨진 공무원의 월북 여부 등도 밝히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이 '월북 의사'를 표명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지만, 사흘째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추가로 밝힐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추가 입장을 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했던 내용을 다시 끄집어내 거론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할 것"이라며 "사안을 표면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겠지만 다만 대외 선전매체가 다룰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 자체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해 피격사건에 대한 입장이 당장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시간을 두고 통일전선부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수사 결과 번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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