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월북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된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진 씨의 배우자(오른쪽)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아들의 감사 편지를 대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은 이씨의 친형 이래진 씨.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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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문재인정부에서 발표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불쾌감을 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사건 당시 여당으로 자세히 보고를 받았는데, 정보 당국들 사이에 월북으로 추정될 수 있는 감청이나 특별취급정보(SI) 자료를 갖고 월북이라 결론 내린 것이고, 그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군 당국이나 일부 기관은 그런 (월북) 증거가 없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걸 택하느냐는 문제가 그렇게 정략적인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며 "윤석열 대통령도 상반된 견해나 기관의 보고가 올라올 때 어떻게 할지는 첩보판단의 문제이지, 그게 무슨 정략이고 이념 문제인가"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당시 문재인 정권은 강력히 북한에 항의했고, 북한은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사과까지 했다"면서 "우리 국민을 무고하게 희생시켰다는 것을 북한 최고지도자가 인정한 사례로, 북한 눈치를 본 게 아니고 북한을 굴복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정부의 국정 우선과제 중에 피살 사건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급한데 이게 왜 현안이냐"고 되물었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자료 열람에는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이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초 보고 과정과 절차, 업무 처리의 적법성과 적정성 등에 대해 정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이 2020년 9월 서해상에 표류하던 중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에 대해 월북 시도를 단정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지난 16일 해양경찰이 월북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국가안보실과 국방부도 월북 시도 단정이 잘못됐다고 발표하자 발 빠르게 후속 움직임에 나선 셈이다.
감사원은 특별조사국 소속 감사 인력을 투입해 해양경찰청, 국방부 등 이 사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즉시 자료수집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료수집 내용을 정리하는 대로 본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감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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