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49분. 북한 개성공단이 위치한 곳에서 폭음 소리와 함께 연기가 목격됐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약 4㎞ 떨어진 남측 대성동마을의 한 주민은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개성공단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치 가스 폭발이 난 듯싶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연기가 피어오른 가운데 사라져버렸습니다.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어떻게 설치됐나
남북 간 화해 무드가 무르익던 2018년 남북 정상은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합의하고 핵심 사항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죠. 그해 9월 14일엔 개성공단 내에 연락사무소가 문을 열었어요.
이는 남북 정상이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 공동연락사무소에선 무슨 일 했을까
연락사무소는 과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던 4층 건물을 고쳐 사용했습니다. 남·북 인력이 상주 근무하며 일상적으로 대면 소통이 가능한 여건이 만들어졌죠. 남북이 24시간·365일 안정적으로 소통할 채널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어요.
사무소는 개소 이후 산림협력, 체육, 보건의료협력, 통신 등 각종 분야의 남북 간 회담이나 실무 회의가 열리면서 남북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죠.
즉, 이곳은 남북 화해 및 협력의 상징이자 남북 간 일종의 외교공관이었던 셈이었습니다.
◇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던데
연락사무소는 남북ㆍ북미 관계의 부침에 따라 운영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소장 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됐고, 3월에는 북측 연락사무소 인력 전원이 전격 철수했다가 사흘 만에 일부 복귀한 일도 있었죠.
이듬해엔 코로나19 영향으로 남측 인력이 철수, 대면 운영이 중단됐지만 남북은 하루 두 차례 정기적으로 통화하며 비대면 소통을 이어갔죠.
◇ 북한은 왜 연락사무소 폭파했나
북한은 남측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연락사무소 폭파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며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연락사무소를 폭파했죠.
사무소 폭파에 대해선 대남 압박, 경제 제재 완화, 북한 내부 정치적 이유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현재 상황은 어떨까
연락사무소 건물은 지금도 처참하게 부서진채 방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은 지금까지 연락사무소 통신선 및 군 통신선을 통해 대화를 중단ㆍ재개하기를 반복해 왔죠.
북한은 현재 대남ㆍ대미 강경 기조를 이어가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도발에 이어 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락사무소의 재건은 요원해 보입니다.
임동근 기자 장진아 인턴기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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