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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우크라전 이어 새 골칫거리" NYT도 우려한 한국 화물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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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2터미널 앞에서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의왕ICD를 방문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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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이로 인한 물류 병목 현상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축된 글로벌 공급망이 중간재 수출국인 한국의 물류 차질로 더 경색됐다면서다.

NYT는 "한국 기업은 반도체와 철강 부문에서 주요 소재와 부품을 공급한다"며 "한국 트럭 운전사의 파업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미 휘청이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 골칫거리를 더했다"고 했다. NYT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인용해 지난 엿새 동안 1조6000억원 규모의 자동차·철강·석유화학 제품 차질이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대책 마련과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안전운임제'의 연장 및 확대 시행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전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보장해 과로와 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에 도입한 제도다.



"반도체 공급 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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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을 맞은 13일 오후 부산항 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항 터미널과 항만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터미널 반출입량은 1만2천여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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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한국발 인플레이션 경고음 우려도 전했다. 스테판 이네스 SPI에셋 매니징 파트너는 "파업으로 인한 한국의 수출 병목 현상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좋지 않은 시기인데다 한국이 반도체·스마트폰 등 최고급 전자제품의 주요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국내에 영향을 미쳐 파업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또다시 국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항구서도 파업 소식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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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 '파업 경고' 배너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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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항만 노동자의 파업 등이 잇따르고 있다. 선박 운임료와 유류비 상승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촉매가 됐다. 독일 부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 베르디는 지난 9일 함부르크·브레머하펜·브레멘 등 항구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으로 최대 1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경고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경고 파업 후 사측과 협상 중이다.

또 독일 공영방송 ARD 타게스샤우는 아드리아해 연안의 이탈리아 어부들이 디젤유 가격 상승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하며, 배를 이용해 며칠째 항구를 막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미국 서부 해안을 아우르는 항만 노조도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공급망 추가 압력이 우려된다.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에 따르면 미 서부 항구 부두 노동자 2만2000명은 6월 말 계약 만료에 따른 협상이 무산될 경우 파업을 예고했다. 미 상공회의소 대기업 협회 그룹은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백악관이 노사 협상에 개입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썼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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