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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중국 건강코드 악용 우려 현실로…부실은행 예금주 이동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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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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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방역용 스마트폰 건강코드로 국민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14일 중화권 매체 봉황망에 따르면 후난성에 사는 아이 모 씨는 최근 춘전은행에 예금한 30만 위안(약 5천700만 원)을 찾기 위해 4시간 동안 고속열차를 타고 허난성 정저우에 갔습니다.

춘전은행이 부실 은행으로 지정되면서 돈을 찾을 수 없게 되자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정저우에 도착한 뒤 경찰에게 은행 예금 문제로 왔다고 설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코드가 녹색(정상)에서 빨간색(비정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 씨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증명서가 있고 코로나19 발생 지역에서 온 것도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방역 당국은 그를 격리 호텔로 이송했습니다.

광둥성 선전에 사는 난 모 씨의 건강코드도 최근 빨간색으로 바뀌었습니다.

확인 결과 허난성 방역당국이 부여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이 씨와 마찬가지로 춘전은행에 35만 위안을 저금한 상태였습니다.

이밖에 춘전은행 예금자 단체 대화방에 있던 200여 명의 건강코드도 전날 일제히 빨간색으로 변했다고 봉황망은 전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건강코드가 빨간색인 사람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동네 식당과 슈퍼마켓도 갈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건강코드가 예금주들의 발을 묶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피해자들은 방역 당국이 예금주들에게 건강코드 빨간색을 부여했다며 방역 당국과 은행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봉황망은 확진자, 밀접접촉자, 고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에게 빨간색 건강코드를 부여하도록 한 건강코드 규정을 언급하며 "규정에 맞는 게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허베이성 탕산시가 이렇게 좋은 방법을 알았더라면 건달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탕산에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뒤 달아났다가 붙잡힌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중국 유명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뜬금없이 건강코드는 방역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정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예금주들의 건강코드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후 전 편집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특정 지역이 사람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 건강코드를 사용하는 것은 방역 관련 법규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건강코드의 위상과 방역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손상하는 것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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