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36포인트(-3.52%) 내린 2504.51에 마쳐 2500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만에 시가총액 71조원이 증발하며 종가 기준 시총 1972조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시총 2000조원이 깨진 것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41.09포인트(4.72%) 내린 828.77에 거래를 끝내 단숨에 820선으로 내려왔다. 한때 828.76포인트까지 떨어져 지난달 10일 장중 나타낸 831.59포인트 기록을 깨고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 질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이탈이 국내 증시를 짓눌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달의 8.3%를 뛰어넘는 기록으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였다. 5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1.0% 상승해 시장 전망치였던 0.7%도 상회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단행할 가능성은 1주일 만에 1.8%에서 23.2%로 뛰었다. 7월 FOMC에서의 가능성은 11.3%에서 45.1%로, 9월 FOMC에서의 가능성은 7.5%에서 45.1%로 각각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휘청이며 코스피 시장에서 147개, 코스닥 시장에서 297개 종목 등 모두 44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장중 2.66% 내린 6만21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역시 모두 큰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6.85포인트(-3.01%) 내린 2만6987.44에 마감했다. 중화권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28포인트(-0.89%) 내린 3255.55을,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9.14포인트(-2.36%) 내린 1만6070.98을 기록했다.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은 6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7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어쩌면 100bp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반영 중"이라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가 소멸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 팀장은 "관건은 연준의 신뢰 회복 여부"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시장이 믿어줄지는 미지수지만 그간 시장이 연준 의장의 '립서비스'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6월 FOMC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도의 공포 심리에 동조하기보다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도 했다.
가상화폐 가격급락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더리움은 12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최근 일주일간 낙폭만 34%에 달한다.
반준환 기자 abc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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