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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구글은 ‘강약약강’? 힘 있는 앱들은 구글 인앱결제 정책 안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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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 화면.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웹 결제로 연결되는 아웃링크가 남아 있다. 해당 화면 갈무리


구글이 이달부터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했지만, 일부 앱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은 이모티콘 구독 결제창에 웹 결제가 가능한 아웃링크를 걸어놓았고, 넷플릭스는 아예 앱에서 회원가입·결제를 할 수 없게 해놨다. 구글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개발사의 앱들도 구글 정책 적용 유예를 받고 있다. 구글이 해당업계 지배력이 있거나 구글에 강경대응 하는 앱들에 예외를 두면서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무제한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 페이지에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걸어놓았다. 웹 결제로 통하는 아웃링크도 추가했다. 구글 인앱정책 적용 요구에 따라 가격을 기존 월 4900원에서 월 5700원으로 올리면서 ‘구글 플레이 수수료 15%포함’이라는 문구도 달았다.

앞서 구글은 국내 앱 개발사에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앱에서 삭제하지 않으면 이달 1일부터 앱을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인앱결제(최대 수수료 30%)를 사용하거나,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 시스템(최대 수수료 26%)을 구축하지 않으면 앱을 구글플레이에 등록할 수 없는 것이다. 웹 결제를 안내하거나 독려하는 표현조차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구글이 내민 기준대로라면 카카오톡은 구글플레이에서 삭제될 수 있다.

IT업계에서는 국내 앱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카카오가 공개적으로 구글에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소 6월 이전에라도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웹결제 링크를 추가해서 지난 5월말 업데이트를 진행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구글에서 통보 받은 바가 없으며, 구글에서 연락이 오면 관련 사항을 내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나라들에서 자사의 인앱결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 사례처럼 해외에서도 영향력 있는 앱들은 구글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업체인 넷플릭스는 앱에서는 회원가입과 결제 기능을 막고, 웹에서만 가능하도록 해놨다. 사실상 구글에 ‘통행세’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데이팅 앱을 운영하는 미국의 ’매치 그룹’은 구글 인앱결제 정책에 반대하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구글 정책 적용 유예를 받는다. 국내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국내 대다수 앱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이 삭제됐을 경우 피해가 크고 소송을 해 승소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려 재기가 불가능하게 된다”면서 “절대 갑인 구글 요구에 힘없는 앱들은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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