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다.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를 옮기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노동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산에서 레미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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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건설현장에 시멘트 수급이 멈추면서 골조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미리 발주한 물량으로 버티고 있으나 이같은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멘트는 건물의 뼈대인 골조 공사에 필요한 자재로, 정해진 기간 안에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아파트 건설 현장의 경우 입주지연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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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 공사 대부분 멈춰…장기화 되면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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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골조 공사가 멈추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국 130개 현장에서 70% 정도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난주까지는 미리 발주한 물량으로 버텼지만, 이번주 들어 물량이 바닥 나 대부분 건설 현장에서 골조 공사가 멈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멘트는 레미콘의 핵심 원자재다. 레미콘 업체는 시멘트를 골재, 혼화재 등을 혼합·배합한 레미콘(아직 굳지 않은 상태로 배달되는 콘크리트)을 건설현장에 납품하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조달이 안 돼 건설현장 레미콘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 145개 레미콘 제조 공장으로 구성된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사 95%는 지난 9일 운영을 멈췄다. 수도권의 최대 레미콘 유통 업체인 삼표산업은 서울 풍납동 등 수도권 공장 15곳을 비롯해 전국 17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골조 공사에 쓸 레미콘을 수급받지 못한 공사현장에서는 다른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골조 공정에 부을 콘크리트가 없으니 다른 공정을 먼저 하고는 있지만 이같은 상태가 일주일 이상 장기화되면 버틸 수가 없다"며 "특히 이제 골조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현장은 다른 공정을 진행할 게 없어 거의 손발이 묶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공사가 중단된 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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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대응방법 없어 발 동동…공기 늘어나 입주지연까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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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도 어려움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어 건설사가 협상 주체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최대한 빨리 정부가 협상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공사 중단에 대한 여파가 입주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 공사의 핵심인 골조 공정이 늦어질 수록 전체 공사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분양받은 사람들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어, 건설사들은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계약을 취소하지 않더라도 입주 지연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결국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골조 공사가 멈췄다는 건 공기 지연과 연관돼 있다보니 입주예정자들에게 민감한 문제"라며 "최대한 공기에 영향이 없도록 주시하고 있으나 확답을 줄 수 없어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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