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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1주일째 산업계 피해 확산…물류 막히며 생산도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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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난주 수천여대 생산 차질…금호타이어 1주일간 출하 '제로'

소주·맥주에 생수까지 운송난…업계, 대체 차량 투입하지만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13일로 1주일째 이어지면서 기업, 화주, 자영업자 등 산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서 생산 차질까지 겹치자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대체 운송 차량까지 투입하며 파업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파업에 따른 피해는 날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수출용 신차
(광명=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12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임시 주차되어 있다. 2022.6.12 xanadu@yna.co.kr



◇ 현대차 수천여대 생산 차질…포항제철소 공장 가동 중단

자동차 업계는 파업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생산라인의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주 평소의 50%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토요일 특근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비조합원 납품 차량이 늘면서 가동률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주 수천여대의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어 업계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은 정상적으로 되지만 내수와 수출 물량의 출하가 제대로 안 돼 공장 내부에 계속 쌓이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국내 공장 3곳에서 생산하는 타이어가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1주일 동안 전혀 출하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대전 공장과 금산 공장의 출하량이 각각 50%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공장 생산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어서 피부로 와닿는 아주 큰 피해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의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선재공장의 경우 제품 창고가 부족해 제철소 내 주차장과 도로에 제품을 야적하고 있어 1선재 공장부터 4선재 공장까지 전(全)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냉연공장은 가전, 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선재 제품은 하루 약 7천500t(톤), 냉연제품은 약 4천500t 등 약 1만2천t 수준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하루 4만t의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공장 가동은 이뤄지고 있지만, 출하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향후 생산량 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연합뉴스

출고난 겪는 포스코
(포항=연합뉴스) 12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외부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여 있다. 포스코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6.12 [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ds123@yna.co.kr



◇ 석유화학 출하량, 1주일 만에 10% 수준으로 급감…반도체도 위기감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일평균 출하량은 파업 전 평균(7만4천t)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 노동자들이 운송거부에 이어 산업단지 진·출입로를 수시로 점거하면서 제품 반출에 차질이 발생한 탓이다.

이번 주 중으로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 지원을 받아 긴급 물량을 일부 반출하고 있지만, 공장 내 재고 탱크가 거의 꽉 찬 상태"라며 "공장 중단 사태를 최대한 막기 위해 가동률을 낮추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도 화물연대가 원재료 운송을 막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파업 노동자들은 반도체 공정상 필수 원재료인 고순도 황산을 생산하는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 울산 공장 인근에서 집단운송 거부를 예고하는 선전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아직 공장 진·출입로 봉쇄 등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고, 반도체 제조사들도 파업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확보해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일부 가전제품 배송에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 시내 주류 공급 상황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점이나 식당 등이 소주 상품 물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주들은 주류 회사에 주문한 상품에 비해 턱 없이 적은 양을 받아 판매 주종을 변경하거나 사재기를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한 주점 앞에 쌓인 술병 상자의 모습. 2022.6.12 ondol@yna.co.kr



◇ 발 묶인 소주·맥주·삼다수…주류업계·자영업자 비상

주류업계와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소주와 맥주 출하량이 평상시의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데다 생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다수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000080]는 파업으로 출고율이 38%까지 떨어지자 다른 업체와 물류 계약을 맺어 주말새 누적 출고율을 60%까지 끌어올렸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는 일부 소주 제품에 대한 발주를 제한하거나 중단하고 본사 차원에서 하이트 진로 이천 공장으로 자체 차량을 보내 직접 운송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도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다수가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의 맥주 출하량이 평소의 20∼25% 수준에 그치자 대체 차량 섭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서이천센터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일부 점포에 주말 사이 카스 500mL 캔 공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이제야 손님을 제대로 받기 시작한 식당들도 주류 수급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목인데 배달업체 측에서 진로와 참이슬을 가져다줄 수 없다고 한다"고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삼다수 운송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 봉쇄는 해제됐지만, 이번에는 육지에 도착한 배에서 내린 삼다수를 화물차로 운송하는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말 기준 운송률이 평시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경우 삼다수 재고 물량이 아직은 충분해 발주 제한을 걸지는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재고 물량이 소진될 때를 대비해 백산수 등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라는 안내문을 가맹점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재고 부족, 레미콘 공장 60% 가동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의 최대 레미콘 공급사 중 하나인 삼표산업은 전날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 등 수도권 공장 15곳을 비롯해 17곳 공장 전체의 가동을 멈췄으며 유진기업의 경우도 전국 24개 공장 가운데 현재 16개는 가동이 중단됐고, 지방 7개를 포함해 8개 공장만 가동 중이다. 업계 추산으로 10일 현재 전국 레미콘 공장 1천85곳 가운데 60%가량이 시멘트 재고 소진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2.6.10 superdoo82@yna.co.kr



◇ 시멘트 출하 중단에 건설업계 '직격탄'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의왕·수색 등 수도권 주요 유통기지와 전국의 시멘트 생산공장에서 시멘트 출하 중단이 이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출하량도 평소 대비 5∼10% 정도로 떨어졌다.

수도권 레미콘 공급의 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유진기업과 삼표산업은 각각 20개, 17개 공장의 가동이 대부분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는 전국 레미콘 공장에서 하루 평균 62만여㎥(입방미터)가 출하되는데 출하가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1주일째 중단되면서 공사 현장은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건축물 골조 공사에 필수인 레미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타설 대신 마감이나 후속 공정 준비 등 대체 공정으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초기 골조 공사 단계의 현장들은 대체 작업조차 할 것이 없어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 건설사는 현재 전국 90여개 현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레미콘 타설이 대부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 운행 멈춘 화물차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대형 화물차가 주차되어 있다. 2022.6.10 kangdcc@yna.co.kr



◇ 화주 수출 애로 105건 접수…경영계, 업무개시명령 검토 요구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주들로부터 접수된 애로사항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160건에 달했다.

이 중 수출 관련 애로 사항이 105건(66.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납품 지연이 40건(25.0%)이었고 위약금 발생이 35건(21.9%), 선박 선적 차질이 30건(18.8%) 등이었다.

수입 관련 애로사항은 55건(34.4%)으로 이 중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애로가 25건(15.6%), 생산 중단이 15건(9.4%), 물류비 증가가 15건(9.4%)이었다.

기업들은 대체 운송 차량과 다른 직군 직원을 운송에 투입하며 파업 대응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완성차와 부품 수급 상황을 일일 점검하고, 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영계는 업계 자체적으로 물류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정부가 나서서 파업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6개 경제단체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상황에 따라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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