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여수산단서 화물 이송 통제…주유소, 기름 공급 끊겨
9일 오후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업주 A씨는 화물연대가 세워 둔 화물트럭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출입 통제하는 화물연대 |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 사흘째가 되면서 A씨가 운영하는 주유소의 기름 탱크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A씨의 주유소에는 경유 15만ℓ와 휘발유 5만ℓ 등 20만ℓ 규모의 보관 탱크가 있지만, 벌써 절반이나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4∼5일이면 기름이 떨어질 것으로 A씨는 내다봤다.
유량과 화물트럭 기사 정보 등 유류 입고 상황을 알 수 있는 모니터에는 7일부터 빈 칸으로 남아 있었다.
A씨는 "산단에 있는 주유소에서는 차량뿐 아니라 중소 업체에서도 공장 운영을 위해 기름을 받아 쓰고 있다"며 "기름이 추가로 공급되지 않으면, 차량은 물론 인근 공장까지도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7일 총파업을 마친 뒤 600여명의 조합원들이 여수산단에서 거점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석유화학업체 입구뿐 아니라 주요 나들목과 삼거리 등에서 화물트럭으로 물류 이송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국내에 석유를 공급하는 GS칼텍스는 송유관과 선박으로 95% 이상을 운송하고 있으나 공장과 가까운 여수와 순천,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은 탱크로리로 주유소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
여수와 순천 등 동부권 주유소 150여곳은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비해 미리 기름을 받아 비축해 뒀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산단 업체들은 이날 오후부터 화물연대와 긴급 화물 이송을 위해 교섭에 착수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유소에 기름 공급이 중단되면 우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운송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긴급한 물량만이라도 운송할 수 있게 화물연대가 양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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