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조 핵심 재료 레미콘 공급 차질…건설자재 운반 등 전반 우려
파업 장기화되면 자체 비축분 한계…공기 차질·자잿값 부담↑
지방의 한 공사현장에 레미콘 차량이 진입하는 모습 (자료사진) 2022.5.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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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화물연대가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건설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파업에 레미콘 운송기사들이 대거 포함되고 시멘트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골조 공사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사흘 차에 접어든 가운데 그 영향으로 골조 공사 핵심 재료인 시멘트 정상 출하가 제한되고 있다.
당장 레미콘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표의 전국 17개 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전날부터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다. 아주는 7개 공장 모두 출하를 중단하고, 유진 또한 24개 공장 중 일부가 문을 닫았다.
레미콘 공장은 통상 2~3일 치 시멘트를 저장해두고 레미콘을 생산하는데, 파업이 3일째에 접어들며 재고가 바닥나 가동을 중단한 공장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일 18만톤)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이에 건설현장에 납품해야 할 레미콘 타설용 시멘트 양이 줄거나, 제때 납품을 받지 못하는 곳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중단으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건설사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시멘트, 철근 등 자재를 일부 비축해두고, 파업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공정부터 우선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피해가 극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이 시멘트에 골재, 혼합제 등을 섞어 반죽한 뒤 현장까지 한 시간 내외로 도착해야 한다"며 "트럭이 움직이지 않는 파업 상황이 길어지면 골조 공사 작업이 멈출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 배근이나 전선, 배관 설치 같은 나머지 작업을 먼저 하고 있지만 비축해둔 자재들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레미콘은 다른 자재처럼 쌓아둘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건설사로서는 사태 해결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하순부터 시작될 장마철을 앞두고 공사를 서둘러야 하는 건설사들 우려는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비가 오면 콘크리트 양생이 잘 안되고 경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그 전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파업 장기화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면 해당 공정에 있는 현장에 문제가 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원자잿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파업까지 겹치며 자재 수급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선 레미콘뿐만 아니라 자재 운반 등 전반적으로 운송이 필수적"이라며 "공공발주는 공사비를 협상이라도 할 수 있지, 민간발주는 사실상 건설사가 손해를 전부 떠안게 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와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부 품목에 대한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사전 수송 효과로 아직까진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화물연대와 물밑 대화를 하고 있다"며 "정당한 요구사항에 대해선 대화로 해결하는 한편,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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