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앞에서 열린 선전전에 참가한 화물연대 조합원들 뒤로 긴급 투입된 국토교통부 비상수송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2022.06.08.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물연대 파업이 대규모로 일어나서 오늘 탁송예정이던 차가 멈춰있다"
"신차 배정받고 돈 입금했는데 출고 지연 안내가 왔다. 얼마나 지연될지 모르겠다"
총파업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가 국내 완성차 업계를 겨냥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원자재 공급난까지 겹친 신차 출고가 더 느려질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파업 여파로 국내 공장 가동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미 대리점 일선에서는 출고 지연 안내를 내보내면서 신차를 계약해둔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퍼지는 양상이다.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항만과 국가산업단지 파업의 효과가 미미하고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완성차 공장을 타격해서 세우는 방향으로 투쟁방향을 결정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세부 내용은 △14시 이후로 완성차 회사 출입 금지 △완성차 정문에서 조합원 차량 회차 △조합원 차량이 완성차 도착 시간을 예상하고 판단해 14시 이후 도착 예정 시 상차하지 않음 등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 부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차량들도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탁송·원자재 물류 등은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는데 이들과 계약한 19개 운송업체 화물 노동자 중 70%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하루 평균 1만1000회 정도 납품차량이 들어간다.
현대차는 공장 가동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은 화물연대 파업을 대비해 어느 정도 부품 재고를 확보했지만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생산 뿐만 아니라 차량 출고까지 중단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관련 현재 차량 생산과 생산차 탁송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도 "전체 트럭 기사들 중 5% 수준이 화물연대 소속이라 대체 차량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면서도 "화물연대가 물리적으로 대체 차량마저 통행을 방해한다면 생산 시스템 전체가 셧다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파업 피해 소비자들에게로 전가…출고기간 얼마나 늘어날지도 가늠할 수 없어"
━
(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부산시 남구 용당휴게소에 주차된 화물차 뒤로 신선대터미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2022.6.8/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 출고 지연 안내를 받아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도 차량 동호회를 중심으로 쏟아진다. 한 소비자는 게시글을 통해 "작년 9월에 기아 EV6를 예약해놓은 상태에서 올 4월초부터 카마스터(영업점 직원)한테 출고 예정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며 "지난주에 출고됐다고 들었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차를 가져갈 사람이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랜저를 계약한 또 다른 소비자도 "이달 9일에 출고 예정인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고가 안 된다'고 카마스터한테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한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이미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전차종 파업 영향으로 출고·납기가 지연될 것이란 안내를 계약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로 공장으로 부품을 운송하는 화물차가 멈춰선 상태지만, 공장에서 완성된 차량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카 캐리어'들도 파업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도 파업에 돌입하면 차량은 만들어졌지만 옮길 트럭이 없어 소비자가 차를 못받는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터질 수 있다.
이미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는 기아 오토랜드 광명·화성에서 생산된 완성차에 대한 운송 거부를 논의 중이다. 운송 거부가 결정되면 이르면 이날 오후부터, 늦어도 오는 9일부터 완성차를 운송하는 카 캐리어 운행이 중단될 전망이다.
기아와 계약한 완성차 운송업체들 소속 카 캐리어 200여대 중 98%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진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고 규모가 커지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줄뿐 아니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로 전가될 것"이라며 "출고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