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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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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목숨 걸고 나왔다" 노동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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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경유값에 수익도 그만큼 줄어"

"이것 저것 다 나가면 남는 게 없어"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 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파업 현장. 배수아 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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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물가가 오르고 임금도 오르는데 왜 우리 화물차는 그대로냐. 더이상 어떻게 버티라는 거냐. 이젠 진짜 버틸 수가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지 이틀 째.

총파업은 전날(7일) 0시를 기해 시작됐고, 서울·경기지역본부를 포함해 전국 16개 지역본부는 15개 거점별로 출정식을 가졌다.

서울·경기지역본부가 출정식을 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중간중간 파업 중임을 알리는 노랫소리와 확성기 소리가 들렸고 전운이 감돌았다. 8일 오후 뜨거운 뙤약볕 아래 200여 명의 조합원들은 길가와 천막에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무기한 총파업이 끝날 때까지 교대하며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의왕 ICD는 이날까지 컨테이너를 반납하러 오는 차량을 제외하곤 영업을 하는 차량이 한 대도 들어오지 않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출정식을 시작으로 천막에서 밤을 지새웠다는 50대 조합원 A씨는 "의왕 ICD에 하루 평균 1800대 정도가 움직이는데 비조합원들도 일을 해봐야 남는 게 없으니까 영업을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근래 경유값이 급등하면서 일을 해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예를 들어 20만 원이 운임료라고 했을 때 여기서 기름값, 도로비, 운송사 수수료, 밥값 다 빼면 수익이 몇 만 원 안 남는다"면서 "지금 최저임금이 9160원인데, 우리가 대여섯시간 운전해도 아르바이트 1시간을 못한 꼴"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소모품들도 교체 시기마다 갈아줘야 한다. 또 지난번 요소수 대란 났을 때 올라간 요소수 가격이 그대로라 요소수값만 따로 20만 원 들던 게 이젠 50만 원이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젠 정말 버틸 힘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차 값도 예전에는 새 차가 1억5000이라면 지금은 2억이 넘는다. 여기에 특수장비 달고 하면 2억5000, 3억이 들어간다"면서 "70개월, 80개월 할부해서 할부비, 기름값 이것 저것 다 나가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한숨을 푹 쉬었다.

조합원 B씨는 "화물 노동자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가장인데 오죽 절박하면 우리가 생계도 포기하고 길바닥에 나와 있겠냐"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한평생 자식들 먹여 살리기 위해 도로에서 일하는데 적어도 길에서 객사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전국 42만 화물 노동자들에게 딸려 있는 가족들은 4인 기준으로 했을 때 200만 명 정도다.

B씨는 "밀가루값 올라 짜장면값 올라가는 것은 물가가 올랐나보다 생각하면서 왜 다른가. 우리는 말그대로 주원료가 기름인건데 기름값 올랐으니 운송료 올려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부도, 화주사도 모두 가만히 있고 결국 우리들에게만 전가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유값이 1300원이었을 때는 한 달 매출 1000만 원 나오면 기름값, 도로비, 수수료 등 떼고 한 달에 300~400만 원은 가져갔는데, 지금은 한 달 200만 원 수준이다. 경유값 38% 급등했으니 그만큼 우리 소득이 적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파업 참여했다고 화주사에서 계약 해지하겠다고 하면 파업 끝난 이후엔 또 화주사와도 싸워야 한다"면서 "생계를 넘어 목숨 걸고 나왔다. 나올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보이냐"고 했다.

조합원 C씨는 "국토부는 입법이 안 됐다며 국회에 떠밀고, 국회는 손 놓고 있다. 생존의 문제를 놓고 정부가 정치 싸움을 하고 있다"고 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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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 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파업 현장. 배수아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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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를 전품목과 전차종으로 확대해 유가폭등과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을 국회에서 심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관련법은 1년이 넘도록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안전 운임제'란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18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진 '안전 운임제'는 2020년 1월부터 컨테이너·시멘트 부문에 한정돼 시행됐으나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사라진다.

3년 일몰제로 '안전 운임제'가 사라지면 운송 시장에서 원칙적인 경쟁만 남게 되면서 최저가 운임 경쟁으로, 화물 노동자들은 화주사가 요구하는 금액을 받게 돼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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