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운송업계 최저임금…생존권 직결"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하면 대화 가능"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남본부는 7일 전남 광양항에서 광양·여수지역 등 노조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촉구하는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을 하고 있다.(여수광양항만공사 제공)2022.6.7/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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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지난 7일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핵심 요구사항은 안전운임제 유지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는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종료된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일몰제 폐지를 약속하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유통·시멘트·레미콘 업계는 물론 수출 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하루 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면서 하루 피해액이 약 110억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뉴스1은 안전운임제 등 이번 파업의 쟁점들을 질문과 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답변은 화물연대 홈페이지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
-안전운임제란 무엇인가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운행에 내몰린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화물연대 측은 "마치 최저임금처럼, 화물노동자의 권리와 도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적정 운송료를 법으로 정해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안전운임제가 일몰제로 올해 말 종료되는데.
▶3년 일몰제로 안전운임제가 사라지면 운송 시장에서 원칙적인 경쟁만 남아 최저가 운임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화물 노동자들은 화주사가 요구하는 금액을 받게 돼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운송료와 안전에는 어떤 관계가 있나.
▶노조에 따르면 운송료가 낮을수록 화물 노동자는 위험 운행으로 내몰린다. 유류비와 차량할부금 등 화물 운송에 필수적인 비용을 다 지출하고도 생활비를 남기려면 최대한 오래 일하고, 빨리 달리고, 한 번에 많이 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물 운송료는 지난 10년 간 물가인상률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화물노동자들은 하루 13시간 이상의 과로와 위험한 과적, 과속을 강요받고 있다.
-안전운임제가 실제로 과적·과로·야간운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는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부분적으로 시행됐다. 노조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시멘트 품목 과적 경험이 30%에서 10%로 줄어들고, 컨테이너 12시간 이상 장시간 운행 비율이 29%에서 1.4%로 감소했다. 시멘트 12시간 이상 장시간 운행비율도 50%에서 2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노동시간과 야간운행 역시 줄면서 전반적인 노동위험지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일몰제 폐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파업은 계속 되는가.
▶ 노조의 방침은 그렇게 정해진 상태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일몰제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전국의 자동차 생산라인이 빠른 시일내에 멈출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유통물류망까지 완벽히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항만 물동량은 어떤 상태인가.
▶노조에 따르면 부산항 80%,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95%, 평택항 95%, 광양항 100% 정도 물동량이 멈췄다. 울산석유화학단지, 대산석유화학단지, 여수화학단지 등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는 거의 100% 멈췄다.
- 파업에 참가한 인원은 어느 정도 되는가.
▶약 2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 안전운임제 외에 노조 측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노조 측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비롯해 안전운임 전차종·전품목 확대 Δ운송료 인상 Δ지입제 폐지 Δ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 5가지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시 물류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당장 편의점에서는 소주 발주량을 제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 공장에서는 지난 2일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이 일시 중단돼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미니스톱과 이마트24는 하이트진로의 소주제품인 참이슬과 진로 공급량을 4일부터 점포당 각각 1박스, 3박스로 제한했다.
- 시멘트·레미콘 업계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시멘트 가루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국내에 2700여대 있는데 BCT 차주 절반 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자 하루 피해액을 약 11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밖에도 수출입 비중이 높은 산업군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서는 부산지부 조합원 3000여명 외에 비조합원까지 파업에 합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은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김창룡 경찰청장은 총파업 당일인 내부 지시를 통해 "불법 행위자는 최대한 현장 검거가 원칙"이라며 "해당 기능별로 적정 인력운용 방안 등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이날 운송거부 사태가 발생한 울산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조합원 4명을 검거했다. 이튿날인 8일엔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주류 출고 차량을 막아선 노조원 15명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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