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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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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윤석열 정부, 노동 정책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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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요구

정부는 대화 움직임 안 보여

경향신문

의왕 컨테이너 기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컨테이너 야적장에 화물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의왕 |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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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화물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확대 등을 요구하며 7일 0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6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약 한 달 만에 예고된 첫 대규모 파업으로,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는 총파업 돌입 전까지 정부와의 모든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협의를 위해 노력을 해왔으나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1차 교섭 이후 이날 오후 4시까지 어떠한 대화 요청과 연락도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화물연대에 총파업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이어 “정부의 대화의지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무거운 마음으로 예정대로 7일 0시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무역항이 있는 부산에선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3000여명 대부분이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부는 화물 운송을 거부하고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과 남구 신선대부두, 감만부두 등 주요 항만 거점에서 파업에 들어간다. 전남 광양항, 전북 군산항 5부두, 제주항 5부두,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등 전국 주요 항만에서도 지부별 출정식이 진행된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말부터 노동계가 촉구해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가 배경이다. 화물 차주의 낮은 운임으로 인한 운송서비스 품질 저하, 과속 및 과로에 의한 사고 발생 등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안전운임제도가 시행됐지만, 올해 말 종료된다. 화주와 운송사업자들의 반발로 3년 유효기간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안전운임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하고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이 지난달 24일 ℓ당 2000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오르는 것도 원인이다. 화물연대는 유가 인상에도 안전운임제도를 적용받지 못하는 화물노동자들은 운임 변동이 없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친기업 행보’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대규모 파업…강경 대응 여부 주목

이번 총파업은 새 정부가 노동계와의 관계 설정은 물론 노동정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며 친기업 성향을 보이고 있고, 새 정부는 총파업 시작 전부터 연일 ‘강경대응’ 목소리를 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화물연대 총파업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 주재로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어 차관은 “정부가 화물 차주의 근로여건 개선과 화물운송사업 구조개혁 방안 등에 대해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집단운송 거부를 강행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노조원 등이 화물 차주들의 정상적인 운송을 방해할 목적으로 출입구 봉쇄, 차량 파손 등의 불법행위를 할 경우에는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하고, 주동자는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은 조합원 참여율이 지역마다 달라서 당장 물류난 등 타격의 정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 차질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은 “화물노동자들에게 일종의 최저임금 역할을 하는 안전운임제가 규제로 받아들여져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며 “정부는 노동자들이 경제위기 속에 운송료 인상만 요구한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는데, 저희는 경제위기에 가장 열악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화물노동자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권력 투입 엄포를 놓는 것은 노조탄압으로, 정부가 더욱 신중히 중재 노력에 임해달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총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갈등이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동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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