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 7일 0시부터 무기한 파업 예고
시멘트·레미콘 직격탄 우려…"작년 보다 피해 클 것"
"안그래도 시멘트 부족한데…전국 공사장 다 멈출 판"
하이트진로, 운송방해로 주류 생산량 절반 유통 못해
정부 역할 중요…"비노조 차량 운송방해 막아줘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주차된 차량에 총파업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이후섭 함정선 정병묵 기자]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업계부터 유통, 철강 등 산업계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에 따른 글로벌 물류대란에 국내 육상 물류대란까지 더해지며 수출 차질과 수익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하이트진로 상황처럼 공장을 봉쇄하거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시멘트와 레미콘, 철근 등의 공급이 지연되며 전국의 건설 현장이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산하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은 7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모든 차종, 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원재료를 수입해 소재나 제품을 생산, 다시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 생산과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총 2700~3000대 중 1500대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 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면서 하루 피해액만 약 110억원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피해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된다. 지난해 11월은 아무래도 비수기에 들어갈 무렵이라 출하량이 지금보다 많지 않았는데, 이번 피해는 무조건 더 클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파업에 대비해 미리 유통기지에 일부 재고도 쌓아놨지만, 올해는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시멘트 생산이 빠듯한 상황이라 그러지도 못 했다”고 하소연했다.
BCT를 통해 시멘트를 공급받는 레미콘 업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은 일부 비축분으로 버틴다고 해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비축분으로는 평소의 3분의 1 정도 밖에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시멘트 수급이 불안한데, 골재대란에 파업으로 인한 물류난까지 겹쳐지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파업으로 공사장에 필요한 철근도 부족해지면서 전체적으로 공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파업이 일주일 이상 넘어가면 전국 공사장이 다 멈춰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CT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의 본인 차량이라 대체 운송요원을 투입한다 해도 이들이 운전할 차량을 화물연대에서 내주지는 않을 것이기에 실질적인 대응 방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오히려 업계는 화물연대가 소속이 아닌 차량의 운행까지 중단시킬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하이트진로 주류공장에서 출고 물량을 막았고, 이 때문에 주류 생산량이 평상시 대비 59%가량으로 줄었다.
화물연대가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인 현재 대규모 파업을 통해 위세를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만큼 시멘트 공장에서도 운송방해·시설점거 등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화물연대가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파업에 대비해 원재료를 비축하고 긴급 물량을 사전 출고해왔던 대기업마저도 만약 물류 차질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업계는 물류 자회사, 비노조원의 화물차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송에 나설 계획이지만 일정부분 매출이나 수익이 감소할 여지가 있고, 울산석유화하공업단지협회의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원료 수급 지장으로 생산 가동 등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산업계는 건설대란·주류대란을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으로 대응한다고 했는데, 비노조 차량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화물연대의 심리적, 물리적 압박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관계자도 “파업이 끝나도 BCT 하루 운송량은 한계가 있기에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1~2주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정부의 조속한 조치로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