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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6·1 지방선거] '대선 깐부' 김동연, 낭떠러지 끝 이재명 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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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경기 사수에 李 천신만고 끝 생환…전대 출마 등 거취 '숨통'

李, 조직 대부분 떼 주며 金 전폭 지원…대선후보 단일화 '빚' 갚아

金, '졌잘싸' 프레임에 "그런 생각하면 나락" 언급하기도

연합뉴스

합동 유세하는 김동연-이재명
(성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역에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합동 유세를 하고 있다. 2022.5.22 [김동연 후보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연출한 막판 역전승이 벼랑 끝에 내몰렸던 이재명 상임고문에게는 '활로'를 열어준 것일까.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를 민주당이 가져가면서 속으로 가장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이 이 상임고문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고문은 1일 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 짓고도 좀처럼 웃을 수 없었다. 서울과 인천은 물론 자신의 '안방'인 경기까지 패색이 짙어 수도권을 통째로 국민의힘에 내줄 위기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수도권 전패가 현실화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총괄선대위원장인 이 고문에게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선 단짝'이었던 김 당선인의 승리로 이 고문은 천신만고 끝에 숨통이 트인 셈이 됐다.

이를 두고 지난 대선에서 막판 단일화를 이루고도 고배를 마셨던 이재명-김동연 콤비가 지방선거에서는 그나마 '윈윈'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전무했던 김 당선인이 '윤심(尹心)'을 업고 나온 김은혜 후보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고문의 전폭적 지원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이재명·김동연, '통합정부' 합의…사실상 단일화 선언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손을 잡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2.3.1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uwg806@yna.co.kr



이 고문은 당내 경기지사 경선은 물론 본선 때도 대선 당시 자신의 조직 대부분을 김 당선인 측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당선인은 경선 당시 압도적 표차로 결선 없이 승리했는데 그 뒤에는 이 고문이 있었고, 이를 두고 경쟁자였던 조정식·안민석 의원이 크게 섭섭해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김 당선인이 상고 출신의 입지전적 스토리를 앞세워 인물론을 펼 수 있었던 것도 경기지사를 지낸 이 고문의 탄탄한 조직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이 고문 측 관계자는 "대선 캠프에 있던 인력 상당수가 경선 때부터 김동연 캠프로 넘어가 도왔다"며 "그런 탓에 인천 계양을 선거는 사실상 소수 정예로만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후보 단일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 고문으로선 그런 식으로도 김 당선인에게 진 빚을 갚고 싶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이 고문에게 무조건 '호재'가 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두 사람이 상부상조하며 기사회생한 모양새가 만들어졌지만, 김 당선인이 단숨에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만큼 향후 이 고문과 형성할 잠재적 대권 경쟁 구도에 주목하는 시각도 벌써 제기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 확정 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고문을 향해 "그동안 어쨌든 저를 많이 도와준 면이 있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대선 때 함께 추구하기로 한 정치교체에 대한 얘기를 시간이 되는 대로 만나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당선인은 CBS라디오에서는 이 고문의 대선 패배 직후 당내에서 제기된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 프레임과 관련, '김 후보의 승리가 당에는 '졌잘싸'로 해석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민주당이) 그 생각을 한다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것"이라며 이 고문 지지층과 결이 다른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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