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서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 합의 도출
전체 3분의 2 차지 해상 운송 물량 금지
헝가리 등 고려해 파이프라인은 허용
부분 합의에 그쳐 실효성·형평성 논란도
EU 정상들은 30일(현지시간) 심야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부분 금수조치에 합의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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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제재 핵심’ 원유 금수조치에 부분합의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개최한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해상 운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미셸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합의로 수입이 금지된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원에 큰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적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EU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수조치에서 예외로 인정한 물량도 단계적으로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EU의 6번째 대러 제재안의 핵심이다. EU는 지난 4월 러시아산 석탄 금수조치에 합의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첫번째 제재에 나섰다. 석탄 금수 조치는 오는 8월 초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EU는 거의 두 달 가까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놓고 협의를 이어왔다. 헝가리 등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은 국가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이미 높은 에너지 요금을 더 인상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의 세부안을 완성하는 데 수일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이미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러 경제제재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EU의 원유 금수조치에는 드루즈바 송유관 물량은 제외됐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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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즈바 송유관 물량 제외…형평성·재판매 우려
다만, 이번 원유 수입 금지조치에서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수입 물량이 제외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생긴다. 드루즈바 송유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를 지나 폴란드,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으로 이어지는 원유 파이프라인이다. EU가 사들이는 러시아 원유 수입 물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통로다.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65%에 달하는 헝가리가 EU의 원유 전면 금수 조치에 반대하는 가운데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그동안 자국의 원유 공급에 안전이 보장되는 경우에만 제재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이번 부분 금수조치안에 대해 “좋은 접근법”이라고 환영했다.
이에따라 벨기에와 독일, 네덜란드 등 해상운송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한 저렴한 원유를 재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U는 세부 제재안에서 러시아산 원유의 재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을 계획이지만, 이미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상당이 증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최대량인 하루 75만배럴에 도달한다면 러시아는 EU로부터 월 20억달러(약 2조 5000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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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르방크·국영방송 3사도 제재 리스트에
이번 EU의 6차 제재안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3곳과 개인에 대한 제재안도 추가됐다. 이들 방송사가 EU 국가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차단하고, 러시아의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개인들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내용도 담겼다.
EU는 앞서 5차례의 제재를 통해 러시아 주요 은행과의 거래 중단, EU 역내 선박 입항 금지, 첨단 반도체 수출금지,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등의 조처를 내렸다. 인적 제재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족과 그 측근, 러시아 정권의 비호를 받는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 다수를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한편 EU의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 합의 소식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발표로 국제유가는 2개월 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3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런던시각 기준 오전 1시20분(한국시각 오전 9시20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43% 오른 122.19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는 전날 오후 4시께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뒤 121.67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8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30일 오후 8시20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9% 상승한 117.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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