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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T단상]중대재해법 대응, AI 기반 정밀안전보건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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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정부는 산업재해 감소를 위해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고사망자 수) 50% 이상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실행방안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에 초점을 둔 사고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즉 모든 부상이 심각한 중상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건을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기보다는 중대재해와 관련한 전조현상을 선별하고 집중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정비·보수 작업에서 사고방지, 노동자 실수를 줄이기 위한 행동예측, 노후화에 대비한 설비 수명예측 등 설비 건전성 관리와 이를 수행할 컨트롤 센터의 역할이 핵심이다. 획일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존 안전 관리 행태는 중대재해 전조현상뿐만 아니라 이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제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중심 맞춤형 안전·보건 기술을 제공해야 할 때다.

전자신문

박상희 켐토피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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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활용해 작업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진단해서 적절한 조치법을 마련해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미래안전 예방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러한 미래 안전·보건을 '지능기반 정밀 안전·보건관리'라 정의할 수 있다. 미래대응 추진 핵심 방향으로는 예측(Prediction), 예방(Prevention), 개인맞춤(Personalized), 참여(Participatory) 등 4P로 들 수 있다.

안전·보건 문제는 과거 하인리히와 버드 이론처럼 인적, 설비적, 직업적, 관리적 요인과 같은 기본 원인과 불안전한 상태나 행동 같은 직접적인 원인의 총합으로 사고가 발생한다. 중대산업사고 등 화학사고 현황 및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중대산업사고는 인적 원인과 물적 원인이 74.6대 25.4 비중을 차지했다. 인적 원인은 주로 작업절차서 미작성, 안전작업허가절차 미준수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일상작업과 비일상작업 도중에 발생한 사고 건수만을 살펴보면 일상작업 사고 비율이 높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비일상작업 도중에 많은 재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누출·접촉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과거 울산·여수·대산(서산) 지역에서 발생했던 화학사고 원인으로는 근로자 부주의가 40%로 가장 높고, 시설관리 미흡 등 나머지가 60%를 차지했다. 따라서 화학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인적 예후·예측대책이 필수적이다.

예측은 인공지능 기반 예후·예측을 말한다. 예후란 하나의 사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 정도를 예측하고, 최적의 해결책을 찾은 후 이것을 작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측의 핵심 요소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다. 중요한 점은 예후·예측 방법을 적용한다고 해서 기존의 위험성 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빅데이터는 기존 위험성 평가 자료로 활용되는 지도학습 방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방은 기존의 위험성 평가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향이며, 화학공장의 기존 공정위험평가(HAZOP)를 포함해 다양한 기법이 폭넓게 응용된다. 특히 기존 정성적 위험성 평가를 벗어나 빅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위험성 평가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장 작동성을 높이기 위해 실천을 기반으로 PDCA(Plan-Do-Check-Act) 사이클이 철저히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

개인맞춤은 작업자 개인의 실수에 의한 사고로 치부하던 행태로부터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며, 기존 안전·보건기술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서 작업자 개인의 행동 기반 내지 체온·심박 등 생체지표를 기초로 한 안전보건 관리를 말한다.

참여는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 안전·보건의 비전과 실행방안을 정책과 연계해서 공유·확산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또 사람 중심 안전·보건 기술이 현장에서 적용·실행되는 핵심 요소다.

기업의 중대재해법 대응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선진 기술을 활용해 노동자에게 사업장 맞춤형 위험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노동자 안전보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지능 기반 정밀안전보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상희 켐토피아 대표 chemtopia@chemtop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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