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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선거가 무섭軍...무리한 군부대 이전공약에 군심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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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동시지방선거, 군사시설도 전국동시에 흔드나

돈 안되는 군사시설 아웃 돈되는 시설 컴온

진보 보수 구분없이 개발논리에 국방안보 갉아먹나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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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군인들에게는 트라우마로 다가가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 번갯불처럼 국방부 청사를 비워야 했던 기억이 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무리한 군부대 이전 공약이 무서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군인들, 개발논리만큼 국가안보 봐줬으면...

29일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 응한 복수의 군인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군인으로서 소신을 밝혔다. 한 영관 장교는 “대부분의 군부대는 외진 곳에 위치했거나, 전략적 요충지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는데 ‘지역개발 논리’에 떠밀려 설 곳이 없다”면서 “시민의 군대로서 시민의 부름과 요구에 응하는 것이 국군의 당연한 자세이지만, 시민안전과 국가방위라는 차원에서는 걱정을 떨쳐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관 장교는 “정치적 중립의무는 대한민국의 신성한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 구분 없이, 시민의 안전과 국가방위에 해를 끼치는 공약에 대해서는 군수뇌부가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그런데 군수뇌부는 문민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정권에 따라 입맛을 맞춰주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의 주장은 정치인들이 눈 개발논리만큼 국가존립의 근간인 국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입후보 한 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걸었다. 김포공항 부지의 일부는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땅이라는 이유로, 그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울 강서구 구청장으로 나선 같은 당의 김승현 후보는 ‘공항동 군부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 김 후보는 JSA에서 복무한 예비역 병장(병은 전역 7년차 이후 예비역이 아님)이라는 자신의 병력을 내세우며 국군장병을 응원하는 묘한 모습도 보였다.

앞서 지난 1일 이재명 위원장의 뒤를 이어 경기도지사로 출마한 김동연 경기도지사후보(더불어민주당)는 공군 기지인 수원공항과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이 기지를 내몰고, 개발하자는 지역민의 바램을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유사시 수도권 하늘의 방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개발로 인한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북한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적대세력에 맞서 즉강대응을 해야할 잇빨을 빼버리면 경제라는 잇몸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진영 구분없이 군대를 갉아먹는 공약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들만이 아니다. ‘안보’를 핵심가치로 내세웠던 보수진영 후보자들도 지역민들이 싫어하는 군사시설은 막고 돈이 될만 한 군사시설은 유치하겠다는 ‘장삿꾼적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의 김용남 수원시장 후보도 19일 수원시 남문시장 유세에서 “제가 당선되면 올해 안에 군 공항 이전 부지를 확정해 조속히 이전을 실행 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수원 군공항 이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저와 시민들에게 분명히 약속했다”고 밝혔다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선 같은 당의 김진태 후보는 양구군에 위치한 ‘백두과학화 전투훈련장’을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보수 성향의 강용석 후보는 서울공항은 이전하고 군사보호구역 대폭완화하며, 방산기업은 평택으로 유치하겠다는 모순된 공약들을 공약집에 수록했다. 보수진영도 표 앞에서는 자신들의 공약이 국방력을 약화시켜도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개발논리로 군부대가 더 험지로 밀려나면,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테러’, ‘적의 대량살상무기 공격’, ‘세분화된 대침투작전’ 등에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펼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현대전은 전후방 구분이 없고, 세부적으로 쪼개지는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분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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