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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지현 “상의 없이 ‘용퇴’ 회견 사과…586 역할은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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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당 분열에 한 발 물러서…‘선거 전에 쇄신’ 요구는 계속

“폭력적인 팬덤정치와 결별해야”…최강욱 의원 징계 의지도 재확인

윤호중, 박 위원장 제안 공동유세문 거부…쇄신 방안 두고 갈등 불씨

경향신문

다시 의기투합 가능할까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이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청주 충북도청에서 각각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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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586(5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정치인 용퇴’ 등 반성과 혁신을 주장한 데 대해 27일 사과했다. 당 지도부와 586 정치인들의 반발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분열 양상으로 비치자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다만 586 역할 변화와 최강욱 의원 징계, 팬덤정치 극복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선거 전 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향후 쇄신 방안을 놓고 당내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 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며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일정을 일부 취소하고 이러한 메시지를 내놨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정말 많이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586 용퇴론 등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 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충분한 상의 없이 추진됐다고 박 위원장과 언쟁하며 반발했다.

박 위원장이 입장을 바꿔 사과한 것은 논란 자체가 선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 지도부와 586 의원들의 반발이 자중지란 양상으로 비치고, 박 위원장을 지지한 당내 세력들도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상황 등을 감안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최강욱 의원 징계와 평등법 제정, 검찰개혁 입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비롯해, 공식 회의에서 제가 제기한 사안들이 매번 묻히는 것을 보면서 국민께 직접 사과하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앞서 밝힌 당 쇄신 방침을 철회할 뜻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박지현표 혁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586 용퇴론에 대해 “대선 때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라며 “혁신을 막거나 시대 흐름과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 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86은 한 걸음 물러나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에 맞서는 청년 정치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의지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선거 전 (징계)처리가 어려워졌다. 국민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6월20일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방선거 전에 쇄신안을 만들어 발표하자고 당에 재차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며 “이들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그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당의 선택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내부 총질론’ 비판에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위원장의 쇄신 방안과 관련해 당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밤 SNS에 “금일 예정된 인천 집중유세에서 윤호중 위원장과 함께 (쇄신 과제가 담긴)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드렸다”며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인천 유세 후 ‘박 위원장 사과문을 어떻게 봤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고심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까 서로 더 많이 노력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윤 위원장은 인천 집중유세에선 “박 위원장과 함께 당을 더 혁신하고 쇄신해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정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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