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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라면값 또 오를까…인니 팜유 수출에도 라면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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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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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일시 중단했던 팜유 등의 수출을 재개하기로 하자 식품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들썩이던 국제 식용유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에 대부분은 안도하고 있으나, 밀가루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어서 라면 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3일부터 팜유 원유(CPO)와 팜올레인, 폐식용유 등의 수출 재개에 나섰다. 현지 정부가 지난달 28일 내수시장에서 식용유 가격을 낮추고자 수출 중단을 결정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화상 연설에서 아직 대용량 식용유 가격이 정부 목표선인 ℓ당 1만4000루피아(1230원)까지 내려가지 않았지만, 공급 상황과 가격, 팜유 산업 종사자 1700만여명의 형편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식품업계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식물성 유지인 팜유는 라면이나 과자 등 가공식품 제조에 주로 쓰이는데 국내에서도 그 수입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3월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 수입액은 9038만달러로 집계됐다. t당 가격이 1453달러인 셈인데 관세청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t당 가격이 1400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작년 12월 1351달러다.

공급량이 급감하거나 소비자들이 사재기하는 등 우려했던 '식용유 대란'은 없었으나, 라면업계에는 긴장감이 여전하다. 식용유 문제는 해결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고점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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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의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1t당 429.4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83.20달러보다 51.6%가 올랐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달 13일에는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밀 수출 금지를 선언해 식품업계로서는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한국은 밀 수입량 중 99% 이상이 미국과 호주, 캐나다산이지만, 인도의 수출 금지령이 국제 곡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국제시장에 공급되는 총량이 줄어드는 만큼 밀 가격이 현 수준보다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는 라면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가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면3사가 앞서 지난 3월에도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 등으로 한차례 소비자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8%, 11.9% 인상했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9월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을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오뚜기는 또 올해 3월에도 '컵누들'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7.7% 상향 조정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서민 음식이자 생필품이란 사회적 인식이 있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품목"이라며 "라면3사가 소비자가격을 인상했다는 건 내부적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출혈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면서 "기업마다 납품처와 계약해둔 물량과 가격, 비축분 등이 있으니 당장 동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맥분(밀가루)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께 가격 조정이 한 차례 더 있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달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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