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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외교부 "IPEF, 중국 겨냥하는 것 아냐"…중국은 날선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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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면서 중국의 견제가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IPEF가 중국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23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가진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IPEF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냐는 질문에 "IPEF는 특정국, 예를 들어 중국을 배척하거나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중국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이러한 과정에서 배척되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입장에서는 이 지역 전체의 상생·공영을 위해 중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가면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익과 원칙에 따라 앞으로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중국과 대립을 원치 않는다, 공정하고 진정한 경쟁을 원한다' 는 표현을 썼다"며 "IPEF든 쿼드든 우리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그것이 중국을 겨냥하고 대립을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고, 중국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한미동맹이 강화됐다고 해서 한중 관계를 등한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중국 관계가 한국에게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만약 그런 우려를 한다면 한국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통해서 그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한중 양국이 상호 공영하고 존중하면서 협력을 바탕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은 우리 외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또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국가이기 때문에 새롭게 형성되는 인도·태평양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 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박진 외교부 장관이 23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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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이 박 장관의 바람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IPEF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시도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선 IPEF가 "미국의 지역 경제 패권을 지키는 정치적 도구가 돼 특정 국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면 그 길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미국이 IPEF를 통해 반도체를 비롯, 세계 산업의 주요 공급망을 미국 주도로 구축하고 중국을 여기서 배제하려는 듯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에는 반대한다.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산업망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다"며 "중국을 포위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아태지역 국가들을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정부가 미국 주도의 공급망 구축 동참과 미국 내 일자리 마련 등을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견인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실제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윈-윈 관계"라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하는 것은 그 나라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우리가 획득한 외화 수입으로 국내에 다시 재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급망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 기업들이 교두보를 설치해서 그런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첨단기술의 우위를 유지해 중국과 격차도 계속 유지해 가면서 한국의 경쟁력,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앞으로 이것이 한국과 미국 간의 양쪽 경제와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했던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 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박 장관은 "사실상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남북한 비핵화 선언을 잘 지키고 있고, 또 우리는 핵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하면 당연히 북한이 지금 하고 있는 핵 개발, 그것을 다시 비핵화할 수 있는 노력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비핵화는 같은 뜻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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