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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바이든 방한' 삼성에서 시작, 현대차서 매듭…달라진 국내 기업 위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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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등 패권 다툼 속 韓기업 양국 경제안보 '주역'으로

산업부, 주요 성과로 '공급망 협력' '산업대화' 'IPEF 참여' 꼽아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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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 국가 중에서도 가장 먼저 우리나라를 찾으면서 세계 속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이 잘 드러난 만남이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그 중심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대기업들이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을 찾고, 마지막 날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는 점은 세계 속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행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3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경제성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국내 유력 대기업 총수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대진 통상차관보는 "이번 정상회담를 계기로 마련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한국 측 8개사, 미국 측 8개사가 참여했다. 지난해 크게 3개 정도에 그쳤던 협력분야도 올해는 반도체·자동차 배터리·청정에너지·디지털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면서 "참여 인사 역시 양국의 주요 그룹 회장과 부회장 등이 직접 참석하는 등 굉장히 뜨거웠다"고 전했다.

정 차관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 투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준 과한 '방한 선물'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공급망·기술 쪽 파트너십 강화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원전 협력을 통해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소형모듈원전) 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하고, 해외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한 성과를 실례로 꼽으면서 "글로벌 원전시장의 주요 경쟁국인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설계 시공능력이 결합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면서 "신흥 첨단기술 중 미국이 앞서 있는 분야 AI 퀀텀 등 기술협력 파트너십 강화는 우리나라 관련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도 국내 재계 총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방한 첫날부터 평택반도체공장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의전했고, 정의선 회장은 일정 마지막 날인 22일 단독 면담을 가졌다.

양국 간 주요 기업 인사들이 만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한국 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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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의 일정으로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본 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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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미-중 패권다툼 속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첫 순방에 나서면서 일본이 아닌 한국을 먼저 찾았다는 '상징성'만으로도 세계 각국에 보내는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이 북한 안보 문제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등 경제안보가 회담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은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두 정상이 모두 경제안보가 국가안보라고 인식하는 등 여러 현안에서 일치된 시각과 접근법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23일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백브리핑을 열고,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MOU',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참여'를 공식화한 것 등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경제분야 주요 성과로 꼽았다.

특히 산업부는 "종래의 안보동맹에 더해 한미 간 공급망·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SCCD) 신설에 대해서는 "이번에 신설된 양국 장관 간 협의체는 양국 NSC 간 핫라인과는 별도로 양국 정부 간 공급망을 논의하는 공식적인 협의채널로 작동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공급망(반도체 등), 헬스케어, 수출통제 등 공급망·첨단기술 협력을 논의하는 대표적 플랫폼으로 역할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의 산업부와 미 상무부는 기존 국장급 산업협력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MOU를 체결했다.

IPEF 참여와 관련해서는 "협력과 규범의 균형잡힌 접근을 통해 포괄적 역내 경제협력체를 구축해 공급망 안정화 등 우리기업의 실익 극대화와 산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개 IPEF 참여 국가에 아세안 7개국이 포함됐지만,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친중 성향의 3개국은 빠진 것이 대(對)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 정 차관보는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얘기했듯이 기본적으로 IPEF는 닫혀 있는 협의체가 아니며 오픈된 클럽"이라며 "IPEF는 순수하게 경제적인 접근으로 미국도 명시적으로 '반중' 이런 얘기를 한적이 없다. 반중은 너무 나간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정 차관보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지금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며 "굳이 말하자면 '안미경익'(안보는 미국, 경제는 국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는 공급망 사태에서 봤듯이 특정국가 배제해서 부흥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또 원전 협력을 통해 미국 주도의 제3국 SMR(소형모듈원전)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장 공동진 출 및 기업 간 협력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한미 간 인공지능(AI)·양자기술·바이오기술 등 분야에 대한 협력을 통해 기술적 우위 확대를 위한 발편을 마련하게 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이 외에도 플릭스 자회사의 6년간 국내 1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써모피셔 싸이언티픽의 투자 유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경제 성과로 포함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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