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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친구’ 文, 23일 봉하마을로… 선거 앞두고 어떤 영향 끼칠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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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대통령, 변호사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동반자

5년 만에 추도식 가… 여권 인사들도 대거 참여 예정

尹 대통령 참석 안 하지만 초대 총리인 한덕수 참석

“잊혀진 삶 살고 싶다” 강조한 文, 이번 메시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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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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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찾아뵙겠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다짐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두 전직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동반자였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권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2017년 박근혜 정부의 탄핵으로 이뤄진 조기 대선에서 노무현 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역대 가장 큰 표 차이로 당선됐고 정권 초에는 8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국민들의 기대가 컸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추도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진영을 넘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의지와 참여정부의 한계를 넘어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해석됐다.

그리고 이제 임기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다시 추도식에 참여한다. 자신이 임명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앞세운 야당에 정권을 내줬지만 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임기 말까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대통령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이 많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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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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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23일) 열리는 추도식에는 여권 인사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으로, 문 전 대통령이 전할 메시지와 향후 지방선거 등에 미칠 효과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범야권 총출동, 여권에서는 한덕수, 이준석 등도 참석

내일 추도식에는 범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민주당의 지방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대다수가 참석한다. 친노계 좌장인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희상 전 국회의장,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정의당에서도 이은주 원내대표와 심상정 의원 등이 봉하마을을 찾는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퇴임 후에도 높은 지지를 받는 문 전 대통령의 인기와 노 전 대통령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지지층 결집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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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엄수된 2020년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주변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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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지방선거 때는 대구·경북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와 같이 지지층을 결집시킬만한 구심점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추도식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에게 호소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총리이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 자리에 참석한다. 한 총리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총리이기는 했지만 현직 보수정부의 총리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고 윤 대통령 대신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함께 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지만 대통령실과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에서 ‘국민 통합’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여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현 정부는 기존 보수 정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추도식 참석도 중도층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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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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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지난 17일 “당 대표 취임 이후 권양숙 여사 예방할 때 우리 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충분한 예우를 갖추고,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나 기리는 각종 행사에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했던 文…같은 듯 다른 두 전직 대통령의 퇴임 후 행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전부터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강조하며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지난 10일 고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문 전 대통령은 “저는 이제 완전히 해방됐다”고 말하며 홀가분한 심경을 마음껏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내려와 “야, 기분 좋다”고 외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주민들과 봉하마을을 찾은 지지자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을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편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방한 중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일정을 두지 않으며 현실 정치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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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비서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20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밭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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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 전 대통령의 바람이든 아니든 이번 추도식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다가 여야 모두 정치적 영향력이 큰 그를 정치 무대로 소환하고 있다.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했던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추도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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