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실종 대응 팔 걷은 KB, 이번엔 보고서 발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2일 꿀벌의 개체 수 급감 문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KB금융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옥상에 12만 마리 정도를 수용 가능한 도시 양봉장을 설치했다. 최근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꿀벌이 사라지는 데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KB금융지주는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옥상에 도시 양봉장을 설치했다.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2일 ‘벌집군집붕괴현상(CCD), 꿀벌의 경고에 응답하라’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의 220여만 개 벌통 가운데 39만여 개(17.2%)에서 78억 마리의 꿀벌이 집단 실종됐다.

무리를 지어 사는 꿀벌들이 이처럼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벌집군집붕괴현상이라고 한다. 정부 합동 조사에서 꿀벌응애 등 해충, 과도한 살충제 사용, 말벌 피해,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와 국제기구는 생태계에서 꿀벌이 사라질 경우 인류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2015년 하버드대 사무엘 마이어 교수팀은 꿀벌이 없어지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해 식량난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연간 14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엔(UN)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꿀벌의 경제적 가치를 최대 740조로 추정했다.

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벌집군집붕괴현상을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 방법은 꿀벌에 건강한 서식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꿀벌에 먹이를 제공하는 밀원식물을 심고 밀원 숲을 조성하는 데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의 도시양봉 참여도 꿀벌 서식지 확대 방안으로 제시했다.

KB금융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옥상에 도시 양봉장을 지었다. 이를 위해 도시 양봉 사회적 기업 어반비즈와 손을 잡았다. 이 양봉장에는 12만 마리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또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도 홍천 지역에 꿀벌을 위한 밀원 숲 조성에 나섰다. 향후 4년간 헛개나무, 백합나무 등 10만 그루 규모로 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전국적인 꿀벌 군집 붕괴 현상에 대해 ESG(환경·지속가능성·거버넌스) 경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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