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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美 왕복에 300만원이라니"…코로나 풀리니 비행깃값이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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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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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커피빈 광화문점에서 에어서울 국제선 리오프닝 페스티벌 선착순 1000명 괌, 사이판, 다낭, 나트랑, 보라카이 왕복항공권을 10만원대에 살 수 있는 97% 할인권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줄을 선 시민은 새벽 3시부터 기다려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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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A씨(33)는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더럼행 항공권 값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4월 초만 해도 왕복 210여만원 수준이던 항공권이 한 달새 300만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A씨는 "보통 출국 한두 달 전에 알아보는데 가격이 낮을 때는 110만원선에도 구했다"며 "더 비싼 가격에 하려니 기분이 안좋더라. 미국행 비행기가 300만원이 말이 되나"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해외로 향하는 하늘길이 열리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폭발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데다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상승까지 겹쳐 체감가격이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국제선 110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는 38개 노선에 불과하다.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여객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해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음에도 아직 코로나 이전 대비 35% 수준에 그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보다 더 적은 18%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처럼 항공편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여행 수요가 오르자 값싼 항공권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고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임 조건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의 항공권을 선택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운항편이 많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표는 빨리 팔린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통상 고객유인책으로 값싼 항공권을 일부 판매한다. 과거에는 항공편 수가 많아 값싼 표를 구하기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이제는 뜨는 비행기 수가 적어 절대적인 수량이 부족하다. 최근 국제선 수요 급등으로 값싼 표가 빠르게 소진되고 비싼 좌석만 남게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방역 당국이 국제선 운항 횟수를 제한한데다가 운항 통제시간(커퓨) 등의 조치도 여전히 유지하면서 공급이 쉽게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현재 커퓨에 따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 운항 상황 때처럼 항공사들이 많은 표를 저렴하게 내놓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안그래도 티켓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데 유류할증료까지 높은 단계로 붙다보니 체감가격이 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급등시 항공·해운업계의 운임부담을 감당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유가 상승분에 따른 가격인상을 일부 전가하는 제도다.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총 33단계가 있으며 멀리 갈수록 더 많이 낸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면서 동반 상승한 유류할증료도 소비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거리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은 4만400~22만9600원이다. 지난달 17단계보다 2단계 상승한 19단계로, 역대 최대치다.

업계에서는 결국 사태가 정상화되려면 방역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확실히 모자란 상태"라며 "음성확인서·커퓨 등 각종 방역조치로 인해 수요도 사실 코로나 이전만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가 없어지고 제한이 좀 풀리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은 업계가 너무 힘드니까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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