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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러 “군 복무 연령 제한 폐지… 서부에는 군기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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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러, 연령 제한 폐지로 신규 병력 자원 확대"
돈바스 공세 강화… 나토 확장에 군사 대응 경고
한국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석유산업 개발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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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할 병력을 확충하기 위해 군 복무 연령 제한 폐지 법안을 내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확장에 맞서 자국 서부 지역에 군사 기지 신설도 추진한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점령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안드레이 카라소프 제1부위원장 등은 계약제 군인 모집에서 상한 연령을 없애는 군복무법 개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현행법은 18~40세 러시아인과 18~30세 외국인만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고정밀 무기와 군사 장비 운용을 위해서는 고숙련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그러한 고숙련 전문가가 되려면 40~45세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을 통해 의료, 통신, 기술 등 수요가 많은 전문 분야 종사자들을 군대로 더 많이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법안은 무난하게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병력 자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루한스크주(州)에선 러시아군 포격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민간인 12명이 사망하고 건물 60채가 파괴됐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90%를 점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방부는 최신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밀려난 이후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완전 점령한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최후 항전을 해 왔던 ‘아조우스탈 제철소 전사’ 2,000명가량이 러시아 점령지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군 고위 지휘관 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합류하면서 국경 근처에서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적절한 대응책을 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말까지 서부군관부에 사단급 등 12개 부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 안보 불안이 커지자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 18일 나토에 신규 가입 신청서를 함께 제출했다. 이로써 핀란드는 1948년 이후 74년 만에, 스웨덴은 1814년 이후 208년 만에 ‘군사적 비동맹 중립 노선’을 철회했다. 나토 확장을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리어 나토가 턱밑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맞게 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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