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대웅보전서 삼존불 '복장·점안의식'
인도 분황사 금동불 안치 '진땀' |
(부다가야[인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낮 더위가 40도를 훌쩍 넘는 인도 부다가야에서 20일 석가모니 불상과 스님들 사이에 한판 씨름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부다가야에 있는 한국 첫 전통사찰 분황사 대웅보전에서는 금동으로 조성한 본존불(석가모니불)의 복장의식이 한창이었다.
불교에서 복장의식은 새롭게 조성한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가장 비밀스럽고, 중요한 의식으로 꼽는다. 대웅보전에 조성된 본존불은 청동에 금박을 입힌 금동 불상이다. 높이 1m 75㎝로, 연좌대를 포함하면 키가 2m 35㎝가량 된다.
스님 네댓 명이 불상 내부에 불상 조성기와 발원문, 경전과 오색실, 직물, 의복 등을 봉안하고서 받침대 역할을 하는 연좌대에 불상을 안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몸무게만 350㎏이 나가는 불상과 연좌대 사이에 놓인 임시 나무 거치대를 제거하는 작업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불상 한쪽을 살짝 들어 거치대를 조금씩 빼내는 동작을 반복하며 연좌대에 불상을 안정적으로 놓느라 스님들은 진땀을 흘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도 달라붙었지만 쉽지 않았다. 스님들이 비 오듯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서야 불상은 비로소 연좌대에 똑바로 자세를 잡았다.
복장의식에 이어 열린 점안의식에서는 연보라색 천으로 감싸뒀던 본존불과 그 양쪽으로 조성된 아난존자, 가섭존자 불상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금동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삼존불은 자체 발광하듯 대웅전 내부를 환하게 비췄다.
분황사 조성 50억원 희사 설매·연취보살 |
인도 분황사 조성에 50억 원을 희사한 두 여성불자인 설매·연취보살은 점안의식에서 분황사가 만인의 귀의처가 되기를 바랐다.
두 불자는 발원문에서 "봄날의 꽃처럼 제각기 다른 빛깔로 피어난 이 사바세계의 중생들도 인연의 끈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고 천 봉우리, 만 골짜기를 활보하게 하시어 만행의 길에서 만 가지 깨달음을 얻게 하시고, 길에서 만난 이들이 무량한 자비의 은혜를 입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가 천추(千秋·오랜 시간)에 또 만세(萬歲)를 더하여 언제나 자비광명 나투시어, 억조(億兆·수많은) 중생의 영원한 귀의처가 되게 하소서"라고 바람을 전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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