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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든 한·일 방문에 촉각 “소그룹 만들어 제3자 겨냥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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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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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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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한·일과 밀착해 중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공급망 등에서 배제시키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한국 새 정부 출범과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밀착하는 데 대한 경계심도 드러난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브릭스(BRICS) 외교장관 회담에서 “전 지구적 도전이 계속 일어나는 상황에서 ‘소집단’으로는 전 세계가 직면한 큰 도전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글로벌 거버넌스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것으로 어떤 나라나 집단이 독점할 수 없고 어떤 이유로든 다른 나라를 배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 국가가 작은 뜰에 높은 벽을 쌓고 세계를 분열시키는 것을 막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건설해 공동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역 국가들과 함께 은밀히 분열과 대항의 책략을 도모하지 말고 협력을 논의하길,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지 말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친구 그룹을 만들기를, 아태 지역에 혼란을 만들지 말고 지역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의 발언은 이날부터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한·일 순방 기간에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을 막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행보를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어 세계를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해왔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이번 방문을 앞두고 한·미·일 3국에 “양자 협력이 진영 대항을 유발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거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해야 한다”며 잇따라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특히 일본 뿐 아니라 한국이 대중국 견제 성격의 경제협의체인 IPEF에 동참하며 미국과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민감하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연일 사설과 논평을 통해 “(IPEF는) 다른 나라와 중국을 디커플링시키고 안보 영역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배격하는 소그룹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IPEF에 대해 “어떤 지역 협력의 틀이든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한·미 동맹 강화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한·미 관계의 격상은 정치·군사 분야에서 경제 협력, 심지어 가치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제3국을 겨냥한 이런 양자 관계는 한국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균형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도 중국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사안이다. 미국은 이번에 한국, 일본 등과의 정상회담 계기에 대만 문제를 고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대만 문제가 언급될 경우 수위에 따라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문구가 포함됐을 때도 중국은 “대만 문제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18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근본적이고 장기적 이익을 해치는 어떤 행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하며 핵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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