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거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새 'KODEX(코덱스) WTI원유선물인버스 ETF'와 'TIGER(타이거) 원유선물인버스 ETF'를 각각 495억원, 4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자금 유입 상위 ETF 3위와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원유 인버스 ETF는 유가가 하락하면 돈을 버는 구조다. KODEX와 TIGER의 원유 인버스 ETF는 모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발행하는 'GSCI 크루드 오일 인덱스 엑세스 리턴'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역으로 1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지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을 추종한다. 기간을 최근 3개월로 넓혀 봐도 두 원유 인버스 ETF 모두 개인 순매수 ETF 상위권에 든다. 지난 2월 18일부터 3개월간 개인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 ETF를 각각 1580억원, 2048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전쟁 리스크 등으로 올 들어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초 정점을 찍고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3월 8일 배럴당 123.7달러까지 치솟았던 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9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변동성을 확대하던 유가는 지난주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7월물 WTI 선물 가격은 지난 일주일 새 5.89% 상승해 지난 18일 배럴당 109.5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원유 인버스 ETF의 손실도 커졌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 ETF는 지난주 주가가 각각 11.03%, 10.9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도시 봉쇄의 영향으로 원유 수요가 소폭 줄었지만, 여름을 앞두고 계절적인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발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되는 한 유가 하방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의 코로나19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지만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진입과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유가 상방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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