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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도 패망 전에 그러더라"…러 무기 자랑 조롱한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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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기개발 담당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가 지난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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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신형 레이저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채널1에 출연해 "레이저 무기 시스템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리소프 부총리는 "차세대 레이저 무기는 표적을 열로 불태워 파괴한다"며 무기 이름은 '페레스베트'라고 소개했다. 중세 동방정교회 전사 이름인 '페레스베트'에서 착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는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 레이저 무기가 쓰였는지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과 함께 공개한 레이저 무기를 두고 '페레스베트'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이름 이외에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페레스베트보다 더 강력한 레이저 무기 시스템인 일명 '자디라' 시제품도 우크라이나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밝혔다. 보리소프 부총리는 "자디라를 자체 테스트한 결과, 5㎞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무인항공기(드론)를 5초 만에 불태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러시아 언론을 통해 국영 원자력 회사인 로사톰이 자디라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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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오른쪽)과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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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신형 레이저 무기를 평가절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패배를 막기 위해 공개했던 이른바 '놀라운(wonder) 무기'에 이를 비유했다. 그는 "전쟁에서 기회가 없을수록 전쟁의 판세를 바꾸기 위한 '기적의 무기' 선전이 늘어난다"면서 "전면전 3개월 째에 (러시아가) 이런 무기를 공개한다는 건 러시아의 침공 작전이 완전한 실패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AP에 "(신형 레이저 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어떤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리소프 부총리는 "페레스베트는 드론 저격 외에도 지구 상공 1500㎞에 있는 인공위성까지 차단해 적의 정찰 작전을 방지하는 데 탁월하다"며 "페레스베트가 이미 광범위하게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보리소프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레이저 무기 발전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걸 시사한다"며 "미국·중국 등 다른 군사 강대국들도 수년간 레이저 무기 변형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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