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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뛰는 기준금리에 은행권 대출 금리 인하·만기 연장 효과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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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권의 대출 금리 하향 조정 및 만기 연장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가계 대출 시장이 위축되자, 시중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또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기존 최장 만기를 더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앞에서 이러한 조치는 힘을 내지 못했다.

조선비즈

지난 17일 서울 소재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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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각 은행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주요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상단은 5%대를 넘어섰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KB주담대상품의 최고 금리는 5.5%(금융채 5년)다. 신잔액 코픽스 6개월 적용 시 최고금리는 5.0%다.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 최고 금리는 5.8%(금융채 5년), 신규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 적용 시 최고 금리는 각 5.1%다. 하나은행의 하나아파트론(변동형) 금리 상단은 5.152%(1년물 금융채), 코픽스 신규취급액 6개월 적용 시 5.182%다.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의 코픽스적용 최고 금리 상단은 5.1%다.

앞서 시중 은행들은 주담대와 신용대출 증 주요 여신상품 금리를 0.1%포인트(P)~0.2%P 하향 조정했는데, 약 두 달여 만에 다시 금리가 뛰어올랐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신규·신잔액 코픽스(COFIX·6개월 변동) 기준 주담대 금리를 0.20%p씩 인하했고, 고정형 주담대인 혼합금리(5년 고정) 상품은 0.10%p 내렸다. 이에 신규 코픽스 주담대 금리의 상단은 4.97%, 신잔액 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최고 5.07% 등으로 하향 조정했는데, 현재 금리와 비교하면 낮췄던 금리가 약 두달 만에 복귀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치솟고 있는 탓이다. 은행연합회가 매달 발표하는 지난달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1.84%로 전월 대비 0.12%p 올랐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코픽스를 밀어올리고,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올리더라도 여신 자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여신금리도 오르는 식으로 연쇄적으로 금리 상승이 나타난다.

최근 은행들의 대출 만기 연장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 은행들은 고객이 매달 갚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고 DSR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를 늘려주기 위해 주담대 최대 만기를 30~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하지만 금리 추가 인상과 부동산 시장의 거래 위축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가계 부담 완화 효과는 미미하고 외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만기 연장은 월 상환액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이자가 늘면서 총 상환액 규모는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앞으로도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달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또 올리면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한은에 따르면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1인당 연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한다.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연이자 부담액은 65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내에 6%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최고 금리는 6%를 넘어섰다.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5% 목전에 와있다. 각 은행의 기준에 따라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적용받아야 최저 3%대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은이 단번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는 ‘빅스텝’ 실현할 가능성보다는 당분간 회의마다 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과 7월 금통위에서 연속 금리를 인상하고, 8월과 10월 중 추가 인상을 단행해 현 1.5%인 기준금리가 2.25% 도달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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