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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역대 최악 적자 직면한 한전, 부동산·주식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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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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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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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에만 8조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이 보유 중인 지분과 부동산을 매각한다. 현재 건설·운영 중인 해외 석탄발전소도 팔고 주요 사업의 투자도 뒤로 미뤄 약 6조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한전의 적자는 연료비 급등과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데 있는 만큼 ‘연료비 연동제’의 정상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전력은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남부발전, 한국전력기술 등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재무개선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전은 우선 보유 중인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약 4000억원 규모의 한전기술 지분 14.77%를 매각하고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해 상장 후 매각을 추진한다. 한전은 이를 통해 약 8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과 그룹사가 보유한 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도 즉시 매각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도 구조조정을 한다. 필리핀 현지 전력회사(SPC)와 함께 세부 지역에 구축한 화력발전소 사업, 중부발전이 추진 중인 미국 태양광 사업 등을 연내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해외 석탄발전소도 단계적으로 철수를 추진하며 일부 가스 발전사업 매각도 검토한다. 한전은 이를 통해 1조9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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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된 투자도 연기하기로 했다. 한전은 “안정적 전력공급과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사업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하동 1~6호기 보강사업 등을 뒤로 미뤄 올해 1조2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를 줄이고 발전소 예방정비 공기 단축 등을 통해 올해에만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는 유연탄 공동구매를 늘리고 구매 국가를 다변화해 연료 구입단가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 계약 선박 이용을 늘리고 발전사 간 물량 교환 등으로 수송·체선료 등 부대비용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흑자달성 등 재무상황이 정상화되기까지 정원 동결을 원칙으로 조직·인력 운영 효율화도 진행한다.

다만, 연료비 급등이 이어지는 만큼 이같은 재무 개선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현재 한전의 적자는 연료비 급등과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에 있다”며 “해외 자산 매각을 급하게 추진하다보면 헐값 논란을 피할 수 없고, 이는 국가 경제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승일 한전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하기로 다짐했다”고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전기요금 개편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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