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어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꼽혔던 음식료주가 이달 들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라면과 과자 등을 판매하는 식음료 업체는 팜유와 밀 값 급등으로 실적 악화 우려에 빠졌다. 이에 증권가는 원가 부담이 적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수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주류 업체 등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 음식료품지수는 2.90% 내려 코스피지수(-2.56%) 대비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음식료·담배지수도 5.31% 내려 코스닥지수(-3.67%)보다 성과가 저조했다.
음식료주는 그동안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하락장 속에서도 선방해왔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원가 부담이 더 커지며 최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농심 등 라면과 과자 등을 판매하는 업체 사례가 대표적이다.
농심은 1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추가 제품 가격 인상이 없을 경우 2분기부터 원가 부담에 따른 실적 악화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 주가가 빠지고 있다. 전날 6.88% 내린 데 이어 이날도 1.26%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9.72% 내렸다. 심지어 공매도까지 몰리며 이날 공매도 거래 제한이 걸리기도 했다. 이밖에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이달 들어 각각 7.22%, 5.74% 내렸다.
팜유와 밀 값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팜유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중단하자 값이 뛰었다. 밀은 세계 3위 생산국인 인도가 갑작스럽게 수출 중단을 선언하며 값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12.47달러를 기록해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대부분 종료됐다. 2022.4.18./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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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증권가는 원가 부담이 적은 주류 업체를 눈여겨 보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류 업체에 대해 "원가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기저효과에 더해 올해 초 단행한 제품 가격 인상 효과까지 반영돼 외형 성장과 손익 개선이 동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을 음식료주 최선호주로 꼽기도 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리오프닝 수혜주 중심에서 가격 전가력이 높은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며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을 음식료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증권가는 담배 업체에 대해서도 매수를 권하고 있다. 이 역시 원가 부담이 적고 향후 실적 회복 가능성이 커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며 담배 업체의 신흥국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KT&G와 관련 "2분기도 기저효과가 지속되며 유의미한 수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올해 분양 매출 감소를 해외 담배 수출 증가가 상쇄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KT&G가 "불안정한 시장의 대안"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편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와중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KT&G는 외국인의 선택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하이트진로를 140억원, 롯데칠성을 200억원, KT&G를 720억원 순매수했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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