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전원 ‘광주행’ 국민의힘, 5·18 정신 되새겨…“자유민주주의 지켜가겠다”

권성동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 수호하는 투쟁이자 희생”

김기현, 국민의힘의 광주행에…“정치하는 사람이 해야 할 당연한 도리”

‘호남동행’ 동참 의원들도…“5·18 정신은 우리 국민 모두의 것” 등 반응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가운데)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8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가겠다”며 거듭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만 총 100명이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으로 사실상 전원에 가까운 참석률을 나타내면서, 올해 기념식은 역대 가장 많은 보수정당 정치인이 참석한 기념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광주로 향하는 도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한 정부여당의 첫걸음이 국민통합의 상징적인 행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이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누가 대통령인지, 누가 당 대표인지와 관계없이 역사와의 진실한 대화는 꼭 이어 나가야 한다”며 “노태우 정부의 5공청문회와 김영삼 정부의 5·18 특별법에서 시작한 5·18에 대한 우리 당의 행보가 절대 퇴보하지 않도록 항상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SNS에 글을 올려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을 수호하는 투쟁이자 희생이었다”며 “그 본질은 자유민주주의이기 때문에 광주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정당의 소유물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여기서 ‘특정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 자유민주주의라는 깃발 아래 오월 광주와 우리 당이 만났다”며 “42년 전 고립에 굴하지 않고 헌정을 수호했던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국민의힘 역시 오월의 광주처럼 헌정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가겠다”며 “다시 한번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희생당한 모든 분들을 추모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의원들의 광주행을 두고 “정치하는 사람이 해야 할 당연한 도리라 생각한다”고 겸손해했다.

김 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약간의 부침이 있었다는 사유로 저희 당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보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저도 1980년 대학 3학년 때 권위주의 정권에 강한 학생 저항 운동이 있었을 때 적극 참여해서 최일선에서 앞장선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저는 아버지 시절부터 계속 민주화운동을 했던 집안 출신이기도 하다”며 “당의 의견을 한번 수렴해볼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제2 지역구 갖기’ 운동인 ‘호남동행’에 동참 중인 송석준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목숨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광주 5·18 정신은 특정 시대 특정 지역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고 후손들과 함께할 영원한 우리의 정신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송 의원은 전북 군산을 제2의 지역구로 삼고 있다.

광주를 제2지역구로 둔 이채익 의원도 “상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SNS에 글을 남겼고, 하태경 의원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더 이상 5·18 정신에 대한 왜곡이나 폄훼가 없을 것”이라면서 “5·18 정신을 후대에 기릴 수 있도록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통령실 참모진 등과 함께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에 온 윤 대통령은 유족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 데 이어 기념식 말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을 때는 참석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을 뵙는다”며 “우리는 민주 영령들께서 잠들어 계시는 이곳에 숙연한 마음으로 섰다”고 입을 뗐다.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 후에는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고,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돌아봤다.

더불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고 의미를 부각했다.

아울러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대해 나갈 책임은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려있다”며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며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는 말로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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