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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딸이 보낸 문자 아닌 거 같아요"…편의점주가 막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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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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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기프트 카드? 그런 게 있다던데 40만 원어치만 줘요."

지난달 11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편의점 업주 김 모(25) 씨는 가게를 찾아온 중년 여성 A(64) 씨로부터 수상한 말을 들었습니다.

A씨는 누군가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듯 연거푸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봤고, 고액의 기프트 카드를 주문하면서도 용도를 정확히 모르는 것처럼 더듬거리기도 했습니다.

김 씨가 기프트 카드를 꺼내며 사용처를 묻자 A씨는 "딸이랑 게임을 하기로 했다"며 얼버무렸습니다.

김 씨가 이상함을 느끼던 찰나 A씨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져 간다며 충전을 부탁했는데, 이때 얼핏 보인 문자 메시지를 본 김 씨의 의심은 전화금융사기라는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문자 메시지에는 딸을 사칭한 누군가가 "휴대폰이 깨져 다른 사람 것을 빌려 쓰는 중이니 기프트 카드 80만 원치를 구매해 뒤에 있는 일련번호를 찍어 보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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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전화금융사기 수법 중 하나로 본 것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엄마 지금 뭐 해? 바빠?" 식의 메시지를 보내 마치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속여 송금을 유도합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 등의 핑계를 대며 통화는 회피합니다.

최근에는 개인 인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이나 구글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뒤 핀번호(코드)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수법이 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던 김 씨는 A씨에게 "문자 내용이 따님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A씨는 "문제가 있으면 그냥 가겠다"며 여전히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휴대전화 충전을 좀 더 하시라"며 편의점을 나서려는 A씨를 붙잡아 둔 뒤 112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A씨에게 전형적 사기 수법임을 안내한 뒤 피해 예방 앱 등을 설치해줬고, A씨는 그제야 피해를 본 사실을 알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김 씨는 "기프트 카드 사기는 주로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만큼 편의점 근무자들이 관심을 두고 주의 깊게 본다면 범죄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김 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

'피싱 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경찰의 캠페인입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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