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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후배인 尹을 '형'이라 부른다…그는 국민배우 유오성의 친형 [尹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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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0년 7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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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느냐. 힘내라.”

2016년 8월 어느 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모친상 빈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유 의원의 동생 배우 유오성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인사에 유씨는 “저를 아십니까”라고 반문했고, 윤 대통령은 “예전에 함께 저녁 먹은 것을 잊었느냐”고 답했다. 당시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좌천돼 대전고검에 머물던 시기였다. 윤 대통령과 유 의원의 친분을 짐작게 하는 대표적인 일화다.



특수부 검사 선·후배…"동생 유오성 불러 함께 식사"



유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동생 유씨는 자신의 소개로 만난 적이 있다. 영화 ‘친구’로 동생 유씨가 이른바 ‘국민배우’로 유명세를 치르던 때였다. 유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저녁 자리에 두세번 동생 유씨를 불러 함께 식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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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동생인 배우 유오성씨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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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이 자신의 동생을 소개해 줄 정도로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 건 1999년 무렵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발령을 받았는데, 부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의 검사 중 자신이 네 번째였다고 한다. 유 의원의 사법연수원 2기수 후배인 윤 대통령(23기)은 막내 ‘말석 검사’였다. 내로라하는 선배 검사들 밑에서 두 사람은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친분을 쌓았다. 당시 5명의 특수2부 검사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함께 식사하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검사로는 유 의원이 선배였지만,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6년 선배라 어떻게 보면 둘 사이는 서먹할 수도 있는 관계였다. 하지만 유 의원은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며 예의를 갖췄다고 한다. “인상이 너무 세서 형이라고 부르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는 게 유 의원의 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단문, '유상범 팀' 작품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사퇴 후 정치참여를 위해 지난해 6월 유 의원에게 먼저 연락한 것도 이런 친분이 바탕이 됐다. 윤 대통령의 ”도와달라”는 요청에 유 의원은 주요 정치권 인사를 소개해주거나 정치적 조언을 하는 식으로 윤 대통령을 물밑에서 지원했다.

유 의원이 처음부터 윤 대통령을 위해 공식적으로 발 벗고 나서지 못한 이유는 그가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주요 당직자는 대선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당 지도부 방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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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참여를 공식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해 6월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기 전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조우해 인사하는 모습. 가운데 선 사람이 유상범 의원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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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유 의원은 법률지원단장을 연임하며 대선 과정의 법률 지원 등 실무를 지휘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경쟁 후보 측의 의혹 제기를 일선에서 방어하는 것도 그의 역할 중 하나였다. 유 의원은 별도로 캠프 외곽의 메시지팀도 가동했다. 대선 과정에서 청년층 남성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란 7음절 단문 메시지가 유 의원팀의 작품이었다.

윤 대통령 당선 뒤 유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다. 지금은 초선 의원으로선 이례적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철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열심히 일하며 최대한의 입법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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