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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잘 생긴 아빠""매력 왕자"…'中틱톡' 도배한 푸틴 숭배 영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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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국제사회 "우크라전쟁 책임져" 비판 쏟아지는데,

중국에선 "숭배하고 싶다"…영웅이자 존경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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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에 게시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련 영상들 /사진=더우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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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기고 용맹한 아빠", "평화를 사랑하는 지도자", "매력적인 왕자"….

중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적인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 지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악당으로 떠오른 푸틴 대통령이 '중국판 틱톡'으로 불리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Douyin)에선 용맹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등 'K팝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우인 검색창에 '푸틴'을 입력하면 푸틴의 모습을 소개하며 찬사를 보내는 영상이 줄을 잇는다. 말을 타는 푸틴의 사진에 "그는 못하는 것이 없다"는 설명을 덧붙이거나, 꽃을 든 푸틴의 모습에 "남자친구를 찾을 때 이것이 기준인가요"라는 질문을 하는 식이다. 이 같은 영상에는 수십만개의 '좋아요'와 수천개 댓글이 달린다.

'푸틴의 잘 생긴 순간', '푸틴의 친절한 마음씨는 조금도 약하지 않다', '푸틴 형', '매력적인 왕자 푸틴', '잘 생긴 아빠 푸틴'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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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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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SNS 게시물, '푸틴=영웅' 이미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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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중국 SNS 게시물들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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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더우인 사용자는 "푸틴은 열정을 다해 평생을 살았고,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며 "러시아 시민들은 푸틴 지지를 위해 함께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날이 갈수록 푸틴을 더 숭배하고 싶다"며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 세계 누구나 푸틴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당수 중국인들이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을 깊게 생각하는 세심한 지도자'라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FP는 짚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율리아 멘델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는 종종 왜곡된 현실을 보여준다"며 "푸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인 시도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핀 라우 중국 전문가도 "중국 더우인 플랫폼에서 푸틴 숭배 게시물을 올리는 계정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며 "푸틴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중국 당국의 인터넷 지부로 불리는 통제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공통점은 사실과 다른 왜곡된 영상을 올린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들 영상이 입소문을 타고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인기 이유는…옛 소련 독재자에 대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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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스탈린 등과 같은 옛 소련 독재자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푸틴이 존경의 대상이 된 것도 옛 소련 지도자를 떠올리게 하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은 사람들이 스탈린 초상화를 들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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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푸틴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끄는 것은 이오시프 스탈린 등과 같은 러시아 독재자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FP도 러시아 독재자들을 존경하는 중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난 현상으로 봤다.

실제 중국 내에선 옛 소련 독재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얼빈의 스탈린 공원 등 중국 일부 도시에 옛 소련 독재자의 이름을 딴 공원이 있을 정도다. 스탈린 등 사진을 전시해 놓은 학교들도 많다.

FP는 "중국은 소련이 붕괴하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강력한 국가와 당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며 "푸틴은 과거 소련 지도자처럼 보여 중국에서 존경의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이콥 펠드고즈는 "중국 네티즌들의 눈높이에서 푸틴의 전쟁 책임을 면해준다면 그는 (중국인들에게) 상당히 매혹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우인 뿐 아니라 웨이보·위챗 등 중국 SNS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말부터 푸틴 대통령을 칭송하는 게시물이 크게 늘었다. "푸틴은 이번 세기 가장 위대한 전략가"라는 평가가 쏟아졌고,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당하다"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었다. 한 여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오늘이 2022년 들어 가장 신나는 날"이라며 "중국이 대만을 수복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다"는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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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 중국 여성이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오늘은 2022년 들어 가장 신나는 날"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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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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