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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치솟는 금리에 한숨 커지는 중소기업… “출구 전략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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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채무 조정 프로그램으로 소상공인과 한계기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정책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지난해 1~3월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2.34~4.74%였다. 이후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중기 대출금리는 2.85%~5.39%로 상승했다. 약 9개월 만에 0.51~0.65%포인트(p)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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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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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이자 비용 상승이 모든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에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부행장(경제연구소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 업종 및 기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자구 노력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행장은 “문제는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및 기업이 금리 인상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상장 기업의 40%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한계기업들로, 취약한 중소기업은 이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이자 상환 부담이 큰 곳으론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던 호텔 면세·항공·유통 등이 꼽혔다. 건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 경기가 둔화할 리스크까지 있다고 지적됐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금리가 상승하면 고무 및 플라스틱, 화학, 인쇄, 자동차, 정밀기기, 가죽신발, 가구 등의 업종에서 생산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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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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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인플레이션 양적완화 축소 및 금리 인상의 영향과 향후 중소기업 지원정책 방향 연구’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들의 평균 이자 비용은 2123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한정된 것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지난 3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면서 “금리인상기 속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해 중기 대출도 많이 늘어나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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