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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폭락장' 이어 '방치된 단타장'…거래소는 '수수료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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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주체도 '실패'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국내 거래소들, '즉시 상폐' 대신 '상폐 예고'

수일 간 단타 거래 성행…"피해자 늘리는 꼴"

노컷뉴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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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가상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들었던 코인 '루나'의 충격적인 폭락 후에도 이에 대한 거래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치가 휴지조각 수준으로 전락하고, 발행자마저도 실패를 자인했음에도 바닥을 찍은 이 코인 가격의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사실상 도박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가운데, 막판 거래장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 금융당국은 제재 근거법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처럼 큰 규모의 코인이 몰락한 건 처음이기 때문에 각자가 '알아서 하는' 혼란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 거래소들, '상폐 실행'까지 수일 말미…'단타장' 계속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개당 10만 원을 웃돌던 루나 코인이 한 순간에 폭락하자 이 코인 거래를 정지시키는 상장폐지를 '예고'했을 뿐, 즉시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고팍스와 업비트, 빗썸은 지난 13일 일제히 루나 상장폐지(거래종료) 방침을 밝히면서 시행시점은 각각 16일, 20일, 27일로 예고했다.

코인원과 코빗은 16일까지도 상폐 관련 방침은 따로 밝히지 않은 채 거래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현재 고팍스를 제외한 나머지 4대 주요 거래소들에서는 루나를 사고파는 거래가 가능하다. 가격은 바닥을 찍었지만 거래장의 변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예컨대 코인원에서 13일 한 때 0.031원까지 떨어졌던 루나의 가격은 16일 오전 0.385원을 찍기도 했다. 저점에서 12배가량 오른 것이다. 그랬다가 다시 오후엔 25% 가량 떨어진 0.286원에 거래되는 등 혼란상이 극심하다. 다른 거래소들에서도 정도는 각기 다르지만 며칠새 바닥권에서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해당 코인을 미처 처분하지 못한 이들의 거래도 있지만, 이런 '롤러코스터장'에서 단기 고수익을 노린 이른바 '단타족'들의 매매도 횡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상화폐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루나 단타 투자'로 이익을 실현했다거나, 손해를 봤다는 글들도 줄을 잇고 있다. 루나 발행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근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며 프로젝트 실패를 자인했음에도, 매매는 활발하게 이뤄지는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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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날 루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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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날 루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거래소가 사실상 '도박장'을 방치하면서 수수료를 챙기는 모양새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식적이라면 이런 상황이 터지면 즉시 거래정지가 이뤄졌어야 한다. 그런데 거래정지 예고를 하고, 시간상 말미를 준 것은 수수료를 챙기려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거래소에선 즉시 거래를 중지시킬 경우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취지의 논리를 앞세운다. 하지만, 홍 교수는 "새로운 피해자가 와서 (폭락한 코인을) 사줘야 한다는 얘기랑 다를 바 없다"며 "피해자 확산을 막는 게 거래소의 역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거래소별 '입금 금지'도 제각각…규제 사각지대 속 '패닉'

해외 등 다른 거래소에서 루나 또는 관련 코인을 매수해 들여오는 행위를 막는 '입금 금지' 조치도 국내 주요 거래소별로 제각각이다. 예컨대 빗썸의 경우 11일 입금 중단 조치를 내렸고, 업비트는 이틀 뒤인 13일에서야 입금을 막았다.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10일, 11일부터 입금 중단 조치 후 재개·중단을 반복했다.

업계에선 입금이 막히기 전 해외 거래소에서 자매코인 테라·루나를 싼 값에 사들인 뒤 국내 거래소로 옮겨 비싼 값에 파는 차익 거래도 이론적으로 가능했다는 설명도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입금 중단부터 상폐까지, 일관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거래소별로 자체 판단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는 입금 중단 조치가 한 발 늦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인위적인 방법으로 입출금을 중단하면 오히려 '가두리'가 돼서 가격 왜곡 현상이 벌어진다"며 "루나 하락 시점에서 외부에서 업비트로 루나를 보내 거래한 투자자들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세와 업비트 루나 가격이 비슷하게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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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두고 긴급 동향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상황 파악' 수준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당국 관계자는 이날 "특별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거래소 등의 자금세탁 여부에 대한 감시·감독권한을 가질 뿐, 코인 발행 주체인 테라폼랩스에 대해선 조사를 비롯한 강경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내 코인발행(ICO)의 단계적 허용을 공약으로 내걸며 디지털 자산 활성화에 무게를 실은 윤석열 정부는 업권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역시 약속했다. 가상자산 부당거래 수익은 전액 환수하고 해킹·시스템 오류 발생에 대비한 보험제도도 도입·확대하는 한편, 가상자산 거래 계좌와 은행을 연계시키는 전문금융기관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지만 국회의 관련법 세부 논의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권 일각에선 "루나처럼 해외에서 발행된 코인까지 이 법으로 규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쟁점화돼야하는 대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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