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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피해자 20만명 이상…보상해야” 루나 권도형 대표 집 초인종 누른 BJ 경찰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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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인터넷방송 BJ A씨가 1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A씨는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자택에 찾아가 주거침입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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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폭락 사태를 겪은 루나·테라USD(UST)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자택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는 등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인터넷방송 BJ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인터넷방송 BJ A씨는 16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 성동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은색 야구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난 A씨는 경찰서에 들어서며 “조사를 성실히 받고 나오겠다”고 취재진에게 짧게 말한 뒤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주거침입 혐의 적용을 어떻게 생각하나’, ‘어떻게 알고 찾아갔나’ 등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약 3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다시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취재진에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루나 코인 사태로 폭락을 맞은 20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권 대표가 공식 사죄하고 보유 자금을 동원하는 등의 방법으로든 명확한 보상 계획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의 자택 주소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권 대표의 등기부 등본을 보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루나와 테라USD(UST)에 투자해 20억∼30억원가량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2일 권 대표와 아내 등 가족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공동현관으로 주민이 들어가는 틈을 이용해 침입해 권 대표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집에 머물고 있던 권 대표의 아내에게 “남편이 있나”라고 물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권 대표의 아내는 경찰에 신고한 뒤 긴급신변보호를 요청해 현재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A씨는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서 코인 관련 방송을 하는 BJ다. 앞서 자신의 방송에서도 “(권 대표의 집에) 찾아간 것 맞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또 “슬프다. 루나에 20억을 풀매수했다. 돈도 날리고 결국 빨간 줄까지 긋게 생겼다”며 “도움주실 수 있는 분은 연락 달라. 금전적 도움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후 스스로 경찰에 연락해 이날 출석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한 이후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면 입건해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일보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한편, 권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락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권 대표는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 내 발명품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권 대표는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 나는 (폭락 사태) 위기 이후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며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다.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권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는 가상화폐인 루나와 테라를 발행했다. 루나는 지난달 가상화폐 시가 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어갈 정도였지만, 지난 일주일 사이 97% 넘게 폭락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루나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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