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물가 상승'에 기업·가계부담 커지고 소비·투자 심리 위축
일본 도쿄만의 컨테이너선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정세 급변과 엔화 약세 흐름 속에 일본의 기업 물가가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16일 발표한 지난달 일본 기업물가지수(2015년 평균=100, 속보치)는 113.5로 1년 전보다 10.0% 높았다.
이는 일본은행이 비교 가능한 통계 자료를 제공한 198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기업물가 상승률은 작년 2월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 작년 3월 1.2%를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 상승 폭을 대체로 확대해 올해 2월에는 9.8%, 3월에는 9.7%를 기록했다.
기업물가는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자재 생산과 유통이 정체된 것이 급격한 상승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물가지수 월별 상승률 변화 |
일본은행 조사통계국 물가통계과 오카자키 요스케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세 등(의 영향)도 있어서 원유, 여러 상품, 곡물 등의 가격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 가격 상승이 일본의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크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수입품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 지수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수도 도쿄의 도심 풍경 |
일본은행의 발표를 보면 기업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한 축인 수입물가지수는 계약 통화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상승률이 29.7%였으나 엔화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 상승률이 44.6%에 달했다.
앞서 총무성이 발표한 올해 3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8%(신선식품 제외)를 기록해 2020년 1월(0.8%)에 이어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일본에서 최근 이어지는 물가 상승은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기업 수익이나 고용이 늘고 임금이 늘어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나쁜 물가 상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기업물가지수에 비춰보면 향후 기업과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며 투자·소비 심리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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