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비트코인 폭락에 우는 테슬라, 거래 정지된 루나·테라…혼돈에 빠진 암호화폐 시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연일 하락하며 하루 만에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260조원 가량 증발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테슬라까지 타격을 맞게 됐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보다 0.82% 하락한 7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는 680달러선까지 밀리며 지난 8개월 동안 가장 낮은 가격까지 내렸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5일 간 18%나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담보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폭락까지 겹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오전 6시 51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4.18% 상승한 3만9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낙폭을 축소하기는 했지만 일주일 전보다는 여전히 10% 내린 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수십조원이 줄었다. 코인 시장의 경색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000억 달러(약 258조원) 이상 증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비트코인을 대량 구매한 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큰 손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당시 15억달러(약 1조9238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향후 테슬라 자본의 일부를 가상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며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체 붕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토종 코인’ 루나와 테라 가격은 여전히 폭락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루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3.74% 내린 0.0002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가격이 1달러에 맞춰져야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T)는 0.17달러에 거래 중이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이에 13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폐지한 데 이어,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고팍스, 빗썸도 루나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루나·테라가 촉발한 시장의 붕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압력 등 매크로(거시) 환경에 대한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유동성 축소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시장의 단기적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닉 누빈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긴축 국면에서 문제가 되는 자산은 ‘고평가된 상태로 수입원이 불분명한 자산’”이라며 “암호화폐가 바로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핵심 코인들은 건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에는 연준의 긴축이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부 코인으로 인한 패닉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핵심 코인까지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계량화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10점(극도의 공포·Extreme Fear)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산출하는데,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까지는 22점(극도의 공포·Extreme Fear)을 기록한 바 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