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에너지 혼란이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방해를 이유로 가스관을 잠갔다. 러시아는 서방의 잇단 제재에 맞서 폴란드와 독일 에너지 기업에 제재를 가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 가동 중단 사태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95달러(6%) 오른 배럴당 105.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 운송 기업 GTSOU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러시아의 방해로 루한스크주 노보프스코우 가스 압축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보프스코우 시설은 하루 최대 3260만㎥의 가스가 지나는 통로로,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이로 인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도 촉발했다.
러시아 정부가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자국 천연가스를 실어나르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폴란드 측 운영사와 독일 측 운영사에 제재를 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러시아 정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은 우선 야말~유럽 가스관의 폴란드 지역 파이프라인 소유주인 '유로폴가즈'와 독일 정부가 일시 국영화를 선언한 가스프롬의 독일 내 자회사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다.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는 여러 자회사를 통해 야말~유럽 가스관의 유럽 지역 최종 도착지인 독일에서 다른 국가들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헝가리 루마니아 등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 있는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의 29개 자회사도 러시아의 제재 대상이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제재 대상에 오른 운영사들에는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럽과의 분쟁 때마다 가스 밸브를 잠그는 전술을 써온 러시아가 또다시 가스 공급을 무기로 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몸부림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러시아 천연가스·석유에서 독립하려면 앞으로 5년간 1950억유로(약 264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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