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104선 웃돌면서 초강세 지속
中 경기 부양 메시지 실망감에 위안 약세
국내 증시 2~3% 가량 낙폭 확대 영향도
사진=AFP |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75.30원) 대비 13.30원 급등한 1288.6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7.20원 오른 1282.50원에 시작한 뒤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면서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3시께를 전후로는 무려 16.20원 가량 급등한 1291.5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0년 3월 19일(1296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290원대를 찍은 것이다. 다만 장마감 직접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가 커졌고, 환율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단 인식이 더해지면서 상승폭을 3원 가량 낮춰 1280원대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19일(1285.70원)을 넘어서면서 2009년 7월 14일(129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환율 급등 장세는 미국 물가 충격에 따른 글로벌 달러인덱스 상승, 중국 위안화 약세폭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달러 상승폭에 비해 중국 위안화는 큰 폭의 약세 흐름을 나타냈는데, 이는 중국 정부에서 시장예상 보다 미온적인 경기 부양 메시지를 내면서 실망감이 커진 탓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전반적인 경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재정·통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를 방어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이는 대출우대금리 인하 등 직접적이고 강력한 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다. 이에 달러·위안(CNH) 환율은 장중 6.81위안대까지 뛰면서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오후 4시께는 전장 대비 0.53% 가량 뛴 6.79위안대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8.3%를 기록, 시장예상치인 8.1%를 웃돌면서 물가 충격도 이어졌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3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16포인트 뛴 104.01을 나타내고 있다. 20년래 최고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긴축 속도를 더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단 예상이 나오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국내증시 하락폭 확대도 영향을 줬다. 장초반 1% 이내에서 하락하던 코스피 지수는 2%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 가량 팔면서 지수는 전일 대비 1.63%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2550선마저 깨지면서 2거래일 만에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700억원 가량 팔고 기관도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3.77% 가량 하락해 830선으로 내려 앉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성장 안정화 초점 맞춘다는 중국 정부 당국의 멘트는 대출우대금리 직접 인하, 특별채 발행으로 인프라 투자 증대 등을 기대했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달러화가 오르는 가운데 위안화가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약해졌다”면서 “1290원대가 뚫린 만큼 1300원까지는 고점을 열어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선물 증거금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달러화를 쌓아두려는 심리도 강해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선물 증거금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달러화를 쌓아두려는 심리도 강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132억72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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